“여순 유족의 한을 양지로...추모사업 더욱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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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둘러싸인 구례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여순사건 피해를 가장 오랜 기간 입었고 인구 대비 피해사례도 가장 많은 편입니다. 평화공원 조성이나 자체 추모사업을 통해 유족들을 지원하겠습니다."
21일 전남 구례 섬진아트홀에서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지리산 사람들'의 공동 주최로 열린 '지리산 10·19생명평화포럼'은 여수, 순천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한 구례지역의 여순사건 피해를 조명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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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러싸여 학살 피해 커
진상규명 끝나면 배·보상 지원”
“지리산에 둘러싸인 구례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여순사건 피해를 가장 오랜 기간 입었고 인구 대비 피해사례도 가장 많은 편입니다. 평화공원 조성이나 자체 추모사업을 통해 유족들을 지원하겠습니다.”
21일 전남 구례 섬진아트홀에서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지리산 사람들’의 공동 주최로 열린 ‘지리산 10·19생명평화포럼’은 여수, 순천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한 구례지역의 여순사건 피해를 조명하는 자리였다.
김순호(62) 구례군수는 “여순 10·19사건은 구례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사적 사건 중 하나로, 아직도 아픔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족들이 많다”며 “그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이번 포럼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구례지역에서는 산동면 시상리 꽃쟁이골, 간전면 간문천, 구례읍 서시천, 토지면 피아골 등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경찰이나 진압군에 의해 법적 절차 없이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대전 형무소 등에 수감된 생존자들은 6·25전쟁이 일어나자 처형된 경우도 많았다. 올해 1월 여순사건특별법이 시행된 뒤 19일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 3488건 중 구례지역이 508건(14.5)에 달했다.
김 군수는 “구례 전체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분들이 희생됐고 피해 기간도 길다”며 “구례군과 유족회에서 그동안 말할 수 없는 비밀처럼 여겨지던 여순사건이 양지에서 논의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해 왔던 점이 많은 신고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군수는 과거사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2차 피해를 걱정해 피해사실을 숨기고 산 유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각종 위령사업과 명예회복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례군은 진상규명이 완료되면 추모행사나 교육문화사업과 함께 유족 배·보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고 김철호 선생이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 기부한 토지를 활용해 ‘여수·순천 10·19사건 평화공원’을 조성, 민간인의 위령을 기릴 방침이다.
김 군수는 “내년부터 홍보책자 제작, 위령탑 정비, 다크 투어리즘, 리마인드 투어, 추모연극 상영 등을 통해 구례의 역사적 아픔을 알리고자 한다”며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여순사건의 한과 서러움을 공감할 수 있는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선 군수로서 구례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구례는 전남에서 가장 인구(6월 말 기준 2만5199명)가 적은 지역이지만 성장 동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김 군수는 “논어에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은 저절로 찾아온다는 ‘근자열원자래’라는 말이 있다”며 “아이쿱생협과 고급 치유 병원을 유치하고 청년하우스 조성, 한국예술종합학교와의 문화협력 사업, 농촌유학센터 건립 등 일자리, 주거, 의료,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누구나 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구례에서 방문객들이 하루 이상 머물다 가는 관광 르네상스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구례읍·섬진강·화엄사·지리산온천 4대 권역별 사업 예산 3천억원을 확보했고 오산 케이블카 등 관광 프로젝트를 유치했습니다. 남도 최고 관광도시 구례를 주민들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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