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막히자 기업대출 급증 … 5대 은행서 한달새 9조 빌려

윤명진 기자 2022. 10. 3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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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부채 증가 속도가 주요 국가에서 가장 빠른 편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으로 은행에 손을 벌리는 기업이 대거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시중은행에서만 한 달 새 약 9조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5대 시중은행에서 늘어난 기업대출 총액은 67조8633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 폭(60조2596억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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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출 잔액 5.8조 늘어

2년7개월만에 가장 많이 증가

가계대출도 10개월만에 증가세

한국 기업의 부채 증가 속도가 주요 국가에서 가장 빠른 편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으로 은행에 손을 벌리는 기업이 대거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시중은행에서만 한 달 새 약 9조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가 뛰면서 부실 위험도 함께 커져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7일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703조7512억 원으로 나타났다. 9월 말(694조8990억 원)보다 8조8522억 원 늘어났다. 증가 폭은 2021년 9월 23조9264억 원 늘어난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6조3415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8592억 원 증가했다. 대기업의 증가액은 2020년 3월(8조949억 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은 2조993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친 597조40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5대 시중은행에서 늘어난 기업대출 총액은 67조8633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 폭(60조2596억 원)을 넘어섰다. 가계대출도 10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감소하던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98조2884억 원으로 9월 말보다 3조2055억 원 늘어났다.

이 같은 기업 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가라앉질 않을 전망이다.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진 기업들로서는 은행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 당국도 당장 막힌 자금 흐름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은행의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기업 대출 급증에 따라 부실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발간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기업 전반의 이자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2022년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 대비 상당 폭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한계기업 수 및 차입금 비중(금융보험업 등 제외한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 대비)은 각각 18.6%, 19.5%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의 신용 위험까지 더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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