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대목에도 9월 도소매 생산, 20개월 만에 최대 감소…수출둔화·내수급랭 ‘이중고’
도소매생산, 20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
고물가·고금리에 지갑 닫은 소비자…소비 1.8%↓
이태원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소비 심리 영향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있었던 9월 도소매 생산이 20개월 만에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소비 경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소매 판매도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부진했다. 태풍 힌남노 피해에 따른 광공업 부진으로 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추석 연휴 효과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소비, 투자 등 국내 경기를 떠받치는 3대 요소에 모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태원 참사로 국내 최대 쇼핑 행사인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개막식과 각종 지역 축제들이 취소되면서 내수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금리인상 및 긴축 정책과 중국 봉쇄 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향후 경기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 반도체 업황 부진…재고율 전년보다 54.7% 늘어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광공업,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줄며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1.8% 감소해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태풍 침수 피해로 주요 철강업체 생산이 감소하면서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통신·방송 장비(20.5%) 등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1차 금속(-15.7%), 반도체(-4.5%)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2.1%)와 보건·사회복지(-1.0%) 등에서 생산이 줄며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특히 도소매생산은 음·식료품 및 담배 도매업, 소매업 등에서 생산이 줄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8%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5.8%)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0%), 의복 등 준내구재(-3.7%) 판매가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9월 초 추석을 대비해 8월에 미리 추석 준비를 해 음식료품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해 감소세를 보였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로 의약품 판매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설비 등 기계류 투자가 감소해 전월보다 2.4% 줄었다. 설비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11.5%)에서 늘었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에서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보합(0.0%)이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1.8% 줄었다. 제조업 재고는 석유정제(12.8%), 식료품(4.4%), 전자부품(3.6%) 등에서 늘었고, 1차 금속(-4.3%), 자동차(-2.0%), 화학제품(-1.8%)에서는 줄었다.
특히, 반도체 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7% 늘었다. 어 심의관은 “반도체는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조치 여파와 정보기술(IT) 전방산업 업황 불황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재고가 쌓였다”고 했다.
◇ 소비 한 달 만에 감소세…이태원 참사로 소비 심리 위축되나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는 가운데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 심의관은 “(내수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로 다음 달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며 국내 최대 쇼핑 행사인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개막식과 각종 지역 축제가 취소되면서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도 예정된 행사나 마케팅을 중단하며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소비는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돼 상승세가 꺾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0.8(2015년=100)로 1.8% 감소했다. 소비는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기록하다 8월 상승세로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소비가 감소한 원인으로는 고물가와 고물가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어 심의관은 “물가 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소비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산업활동동향 분석 자료를 내고 “아직 높은 물가수준이나 가계·기업 대출금리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며 “이태원 사고 수습·구호를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 등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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