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압사상황 이후엔 '속수무책'...사전예방 계획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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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때 1 제곱미터(m2) 당 최소 8명 최대 10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1m2당 4~5명만 초과돼도 사람들의 혼란이 발생하고, 8~10명 정도가 몰려 있으면 숨을 쉴 수 없어 기절하기 시작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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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때 1 제곱미터(m2) 당 최소 8명 최대 10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m2는 평으로 따지면 0.3평이 채 안되는 면적이다. 전문가들은 1m2당 4~5명만 초과돼도 사람들의 혼란이 발생하고, 8~10명 정도가 몰려 있으면 숨을 쉴 수 없어 기절하기 시작한다고 분석한다.
군중행동 분석가인 메흐디 무사이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은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분석을 워싱턴포스트에 공개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의 영상을 분석한 것이다.
무사이드 연구원은 “1m2당 8~10명이 몰려 있는 밀도에서 사람이 기절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숨을 쉴 수 없는 정도의 밀도라는 분석이다. 기절한 후 압박이 계속된다면 충분한 산소를 얻지 못하고 차례로 목숨을 잃는 사태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약 6분 안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압박을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일은 다반사다. 사람들이 서로 위에 넘어지고 일어서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팔과 다리가 꼬이게 된다. 무사이드 연구원은 “이태원 사고는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이 유발했거나 누군가 빠져나오려고 밀치다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며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 죽는 게 아니라 죽어 가면서 패닉에 빠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태원 참사 때 경찰 병력 배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사이드 연구원은 이런 밀도에서는 단순히 경찰의 숫자가 많았다고 해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경찰이 할 수 있는 통제도 무의미한 수준이 된다”며 “사람들이 어느 거리로 갈지,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를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지방자치단체 등 관리주체 등을 통한 상황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태원에 핼러윈 축제로 사람들이 많아질 것을 예상했음에도 특별한 관리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가령 통행로를 일방통행으로 통제를 하거나 동선을 예측해 출입구를 적절하게 배치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메카 성지 순례 때 그간 압사 사고가 자주 발생했는데, 현재는 무조건 일방통행으로 통제한다.
무사이드 연구원은 “이태원 사례에서는 양방향 흐름이 나타났다”며 “이는 사고 위험을 증폭시킨다. 이미 메카에서는 금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압사 상황이 벌어지면 상황 자체엔 대응하기 힘들다”며 “사전 예방계획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군중행동 연구자인 마틴 아모스 영국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대규모 행사 때는 적절한 계획과 군중 관리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군중관리 과정을 마련하지 않는 한 이런 사건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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