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콘서트·축제할 때 아니다...‘이태원 애도’에 문화계도 멈췄다
주최측·출연진 등 슬픔 함께해
가수들은 음반 발매 미루기도
유명스타들 SNS 애도 이어져
스포츠 경기전 묵념·응원 자제
‘프레이 포 이태원(Pray For Itaewon)’
핼러윈을 앞두고 일어난 이태원 참사로 문화계가 모든 일정을 멈추고 애도와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다수의 문화 행사와 공연이 취소되거나 축소됐고, 대중음악계에선 예정된 음반 발매를 미뤘다. 연예·스포츠 유명인들은 SNS를 통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세종문화회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문화예술기관에선 31일 열기로 예정했던 행사와 축제를 잠정 연기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이날 오후 서울 석관동 캠퍼스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개교 30주년 기념행사를 국가 애도 기간 이후로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도 이날 열기로 했던 대학생 기자단 발대식을 잠정 연기하고, 산하 예술단체 및 대관 공연의 개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극단의 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 등 축제 성격이 아닌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뮤지컬 전문 매거진 ‘더뮤지컬’도 이날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할로윈 더 뮤지컬’을 취소했다. ‘더뮤지컬’ 측은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이어 “대형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출연진과 관객 모두 공연을 즐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다음 달 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 예정이던 ‘청와대 가을을 물들이는 K클래식’ 일정을 일부 취소했다. 이에 따라 피아니스트 김선욱(11월 1일), 선우예권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11월 4일)의 공연이 취소됐다. 7일 양인모와 국립심포니, 11일 손열음의 독주회 진행은 추후 공지 예정이다.
대중음악계도 일제히 멈췄다. 참사 다음날인 30일 가수 장윤정의 진주 콘서트, 영탁의 안동 공연, 홍진영의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 미니콘서트 등 트로트 가수들의 지방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가수 김재중은 일본 나고야 콘서트를 2시간 전에 취소했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참사 상황에서 공연을 강행할 수 없다는 김재중의 강력한 의지로 결정됐다.
연말을 앞둔 이 시기는 대중음악계의 공연과 음반 발매 성수기이나, 당장 컴백이 예정된 K팝 가수들은 음반 발매를 미루고 있다.
그룹 엑소의 첸은 오는 31일로 예정됐던 세 번째 미니음반 ‘사라지고 있어’ 발매를 잠정 연기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이태원 참사 관련 소식을 접하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마음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2019년 팀 탈퇴 이후 3년 만의 가요계 복귀작을 내놓을 예정이던 용준형도 미니음반 ‘로너’(LONER) 발매를 미뤘고, 걸그룹 아이리스와 그룹 드리핀도 음반 발매 일정을 연기했다. 지난 28일 솔로 데뷔 싱글 ‘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을 발표한 방탄소년단(BTS)의 진은 31일로 계획했던 ‘스테이션헤드 리스닝 파티’와 ‘디 애스트로넛 리릭 비디오’ 같은 신보 홍보 콘텐츠 공개도 잠정 연기했다.
스포츠계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30일 개막한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개막전 식전 행사를 취소하고 경기 전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했다. 프로배구도 11월 5일 24시까지 국가 애도 기간 열리는 경기서 출전 선수 전원이 검은 리본을 착용하고 경기에 뛰기로 했다. 응원단 주도의 응원은 자제하도록 각 구단에 요청했다.
11월1일부터 7전4승제로 열리는 프로야구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사전 이벤트를 줄이고 관중석에서 응원을 자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참사 이후 글로벌 행보를 이어온 각계각층 스타들은 각자의 SNS 공간에 추모 메시지를 올리며 희생자를 기리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은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 더이상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사고 피해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한글과 영어로 애도글을 올렸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은 흰 구름 사진과 함께 ‘이태원을 위해 기도해달라’(프레이 포 이태원·Pray For Itaewon)는 해시태그를 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아울러 부상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방송인 홍석천은 인스타그램에 “기도해 주세요.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배우 김혜수는 ‘사상자 대부분 10∼20대’,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 실종자 접수처 마련’ 등 기사 주요 헤드라인을 정리해 공유하며 실종자 신고 접수 연락처도 함께 기재해 올렸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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