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또래친구 죽음에 “남일 같지 않아”…상실감·무기력에 빠진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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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태원에 간 친구들이 많았어요. 비슷한 나이 친구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뉴스에 나오는 참사 관련 소식을 직접 마주하는 일조차 힘들었습니다."
서울 이태원으로 스무살 '첫 핼러윈'을 즐기러 간 친구들이 많았다는 대학생 윤모(20) 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남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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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못 자고 가슴 먹먹…
SNS나 뉴스 보기 힘들어”
#PRAY FOR ITAEWON 확산
“그날 이태원에 간 친구들이 많았어요. 비슷한 나이 친구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뉴스에 나오는 참사 관련 소식을 직접 마주하는 일조차 힘들었습니다.”
서울 이태원으로 스무살 ‘첫 핼러윈’을 즐기러 간 친구들이 많았다는 대학생 윤모(20) 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남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10월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전체 사망자 154명 중 103명이 20대로 집계됐다. 또래의 사망 소식에 20대는 상실감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가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남일 같지 않다”며 참사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참사 소식을 접하고 잠을 못 잘 정도로 20대는 이번 참사를 큰 아픔으로 받아들였다. 신모(26) 씨는 “사건 당일 뉴스를 보고 믿기지 않았다”며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먹먹하다”고 “희생자들도 20대로, 비슷한 또래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대부분은 참사 당일 지인·가족의 안부를 확인했던 만큼 이태원 참사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비극’으로 받아들였다. 이한재(29) 씨는 “용산에서 자취하는 동생이 연락이 안 되자 걱정돼 어머니가 참사 다음날 새벽에 자취방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고, 저에게도 연락하셨다”며 “축제날에 또래 친구들에게 안타까운 일이 생겨 너무 속상하다. 절대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홍모(27) 씨는 “생각하면 할수록 황망하다”며 “내가 수십번씩 오갔던 이태원 거리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니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젊은 층 축제문화로 자리 잡은 핼러윈이었던 만큼 당일 이태원을 방문 예정이었거나 방문했던 20대가 많았다. 당일 이태원 방문 예정이었다는 김모(28) 씨는 “3년 만에 열린 행사이고 이태원에서 추억도 쌓고 싶었는데 ‘살아남았다’는 느낌만 든다”며 “피해자들을 (되레) 비난하는 소리 들을 때 같이 공격받는 느낌이 들어 괴로웠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0) 씨도 “이태원은 워낙 친구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며 “참사 현장을 중계한 SNS 글이 모자이크 처리가 없다 보니 글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번화가에 가면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참사 피해자들을 향한 일부 비난 시선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모(29) 씨는 “왜 사람이 많은 곳을 갔느냐는 비판도 있는데 이태원 자체가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곳”이라며 “참사 현장은 워낙 붐비는 곳이라 크리스마스와 같은 연말, 연초, 연휴 등에서도 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시민의 추모가 계속됐다. 인스타그램에서는 31일 오전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해시태그(#) ‘프레이 포 이태원(PRAY FOR ITAEWON)’ 이미지가 1만여개 등록됐다. 이태원 추모 계정을 만든 한 이용자는 “나의 친구, 나의 동생, 나의 자녀였을 수 있는 참사에 통탄하는 마음”이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황량한 마음”이라며 계정을 만든 취지를 설명했다. 해당 계정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민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 프랑스 네티즌은 ‘그들이 평안히 쉬길 바란다’고 했고, 스페인 네티즌은 ‘마음이 아프고 희생자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태원 참사 사진 공유 등이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 역시 스스로 건강에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고 자제를 권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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