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경기 흐름 불확실성 높아져”
9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이다.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산업 생산이 줄어든 가운데 음식료품 등의 판매가 줄면서 소비도 전월보다 감소했다. 정부는 주요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수출회복세 약화와 함께 높은 물가수준,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 상승 등이 우리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종별로는 공공행정(2.8%) 늘었지만 광공업(-1.8%)과 서비스업(-0.3%)에서 부진을 보였다. 광공업에서는 광업(3.5%)에서 증가했지만 제조업(-1.8%)과 전기가스업(-2.4%)에서 줄었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는 1차 금속(-15.7%), 반도체(-4.5%), 자동차(-3.5%) 등에서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가동률지수도 전월보다 1.0%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태풍(힌남노) 침수 피해로 주요 제철소(포스코) 가동이 중단된 것이 광공업 부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반도체도 중국 봉쇄 조치 여파와 정보기술 등 전방산업 부진 여파로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2.4%)에서 늘었지만 도소매업(-2.1%), 사회복지업(-1.0%) 등에서 줄면서 전체적으로 0.3% 감소했다.
소비도 8월(4.4%)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9월에 1.8% 감소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통계청은 이른 추석(9월10일)을 앞두고 지난 8월에 명절 선물, 음식료품 수요가 몰렸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의약품 판매가 감소하고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간절기 의류 판매가 준 것도 소비 감소의 배경이 됐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2.4% 줄었다. 선박 등 운송장비(11.5%) 투자가 늘었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이뤄진 공시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1.7%)에서 증가했지만 토목(-5.0%)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월 대비 보합을 보였다.
기재부 역시 대내외적으로 여러 위험요인이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중국 봉쇄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어 “태풍 피해에 따른 철강생산 차질 여파와 함께 수출회복세 약화, 반도체 재고 누적 등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면서 “아직까지 높은 물가 수준, 가계·기업 대출금리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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