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테니스 최고 파워 히터의 자신감 "日에서 무조건 우승해야죠"
한국 남자 테니스의 대표적 파워 히터 정윤성(24·의정부시청)이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정윤성은 30일 경북 김천 종합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증권 제77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재문(29·KBD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2 대 0(6-3 6-2)으로 제압했다. 역대 최다로 증액된 우승 상금 2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지난해까지 대회 2년 연속 우승이다. 정윤성은 지난해 결승에서는 홍성찬(25·세종시청)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정윤성의 파워 넘치는 서브와 포핸드 스트로크에 노련한 이재문도 당해내지 못했다. 정윤성은 1세트 게임 스코어 3 대 3으로 맞선 가운데 내리 3게임을 따냈다. 특히 T존을 찌르는 빠른 첫 서브에 이어 세컨드 서브까지 강력한 탑 스핀이 걸려 튀어 오르면서 이재문이 애를 먹었다.
첫 세트를 따낸 정윤성은 2세트에도 기세를 몰아 더욱 이재문을 밀어붙였다. 이재문은 정윤성의 힘에 정교한 백 슬라이스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정윤성은 "오늘도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잘 마무리했고, 대회 2연패를 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보다 보완해야 할 점들을 더 많이 언급했다. 정윤성은 지난달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총상금 123만7570 달러)' 단식 1회전에서 권순우(25·당진시청)에 1 대 2로 졌다. 1, 2세트 타이 브레이크 접전을 펼쳤지만 승부처인 3세트에서 1 대 6으로 무기력했다.
권순우는 남자 단식 세계 랭킹 85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다. 정윤성은 코리아오픈 당시 426위, 현재는 384위로 뛰었지만 여전히 차이가 난다. 이후 광주와 서울, 부산에서 열린 ATP 챌린저 대회도 뛰었지만 우승까지 이르진 못했다.
정윤성은 "한국에서 코리아오픈, 챌린저 3개 대회를 다 뛰었는데 국내 선수에게 다 졌다"면서 "그런 점에서 부담을 느꼈고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 운영과 차분한 플레이 등은 좋아졌지만 중요한 순간 내 공을 못 치고 약간 어이 없는 미스가 많았던 점이 부족했다"면서 "마지막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정윤성에게 중요한 해다. 투어급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사실상의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는 나이다. 게다가 병역 혜택이 걸려 있는 항저우아시안게임도 있다. 정윤성은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예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열리는 챌린저 4개 대회 중 우승을 해야 한다"면서 "내년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있는데 호주오픈에 이어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는 게 최종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기 위해 어려운 상황도 이겨내고 있다. 정윤성은 한국 선수로 거의 유일하게 외국인 코치(존 루크 폰타노)와 함께 하고 있다. 폰타노 코치는 이번 대회는 물론 해외 대회까지 정윤성과 함께 출전한다.
정윤성은 "외국인 코치 비용이 워낙 많이 나가는데 해외 투어 7~8주를 나가면 항공권과 숙식비 등 2000만 원이 넘는다"면서 "많이 힘들고 경기를 하면서도 '같이 다니는 게 많나?' 부담과 압박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코치와 잘 맞고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높이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니까 힘든 것을 넘기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탄탄한 체격과 함께 자신감이 정윤성의 강점으로 꼽힌다. 아웃이 돼도 강타를 날리는 정윤성이다. 이에 대해 정윤성은 "외국 선수들은 말랐지만 키가 크고 애초에 힘이 세다"면서 "나도 더 힘을 키워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니 내 경기만 하면 해볼 만하다"면서 "나는 자신감이 없으면 시체일 정도로 그게 중요하다"고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정윤성은 전날 서울 이태원 핼러윈 파티 사고에 대한 애도의 뜻도 전했다. 정윤성은 "오늘 아침에 굉장히 많이 놀랐다"면서 "핼러윈은 좋은 날이기도 한데 피해자 분들이 너무 안타깝고 안쓰럽다"고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일본 챌린저 대회 출전을 위해 31일 출국한 정윤성. 과연 한국 최고의 파워 히터가 펼칠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김천=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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