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레바논, 대통령자리 공석으로…리더십 없이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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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가격 폭등 등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바논에서 또다시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지 못한 채 현 대통령이 물러났다.
30일 <에이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셸 아운 대통령이 이날 6년 임기를 하루 남기고 수도 베이루트 남부 바브다에 있는 대통령궁을 떠났다. 에이피>
아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 앞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오늘 한 단계가 끝나고 또 다른 단계가 시작된다. 우리가 위기를 끝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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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리더십 주도할 의석수 확보 정당 없어
식량가격 폭등 등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바논에서 또다시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지 못한 채 현 대통령이 물러났다.
30일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셸 아운 대통령이 이날 6년 임기를 하루 남기고 수도 베이루트 남부 바브다에 있는 대통령궁을 떠났다. 그는 이날 국정운영을 함께한 나집 미카티 총리가 이끄는 내각 사의도 수리했다. 의회는 지난달 말 대통령 선출 절차를 시작했지만, 아직 후임 대통령을 선출 못 한 상태다. 의회가 당분간 임시 정부를 운영할 예정이지만, 현재 의회에는 차기 대통령 선출을 주도할 만큼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상태라 대통령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됐다. 레바논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하며 대통령은 총리 임명 및 해임 권한을 갖고 있다. 명목상 대통령제이지만 총리에게 실질적 국정 운영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 레바논은 기독교, 이슬람 수니파, 이슬람 시아파 등 다양한 종파에 대한 권력 배분을 법적으로 규정해 종교 및 종파 간 극단적 대립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정 운영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운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임시 정부가 국가를 운영할 완전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국가에 헌법적 혼란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 앞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오늘 한 단계가 끝나고 또 다른 단계가 시작된다. 우리가 위기를 끝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지난 2014년에도 미셸 술레이만 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고 떠난 이후 차기 대통령을 뽑지 못해 2년 넘게 대통령 자리가 공석이었다.
친이란 세력인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동맹을 맺고 지난 2016년 취임한 아운 대통령은 임기 중 심각한 금융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레바논은 코로나19 세계적 대확산으로 인한 불황에 2020년 8월 200여명이 사망한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고까지 겹치며, 수십년 만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레바논 화폐인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가 2년여 사이 90% 이상 폭락하며 연료와 의약품 수입이 어려워지고, 주민들은 생활필수품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 우크라이나산 밀 수입 의존도가 약 60%에 이르렀던 레바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혹독한 식량 위기까지 겪고 있다.
레바논은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과 약 4년 동안 약 30억 달러(약 36조6천억원)의 지원을 받는 협약을 맺었는데, 당분간 계속될 권력 공백이 경제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바논 정치비평가 라비흐 알하브르는 레바논 현지 방송에서 “우리는 미지의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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