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인재였다"…野 '정부 책임론' 제기

박숙현 2022. 10. 3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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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소환…이상민 행안부 장관 발언 질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태원 참사' 관련 사전 예방책이 미흡했다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3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사전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하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믿기지 않은 참사를 접한 우리 국민은 참담한 심정으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고 되묻고 있다. 막을 수 있었던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도 많다"며 사고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들도 입을 모아 이번 사고가 '인재'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길을 걷다가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일방통행 조치만 있었어도, 안전요원을 배치만 했어도, 인파의 흐름을 모니터링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막을 수 있었던 일을 못 막은 대형참사, 인재였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지금은 사고 수습이 우선"라면서도 "사고 원인을 밝혀내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부분에 궁금한 점이 많다. 의혹들도 많고, 과연 어떤 예방과 대비책들을 정부가 가지고 있었는가 따져 묻고 싶은 것들도 참 많다"며 "이렇게 큰 축제인데 서울시에선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상황실 운영이나 안전대책 마련 등이 전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오히려 시 관계자는 '자치구에서 관련 대책 마련할 걸로 안다'고 자치구에 책임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또 "(지하철 무정차 미조치 관련) 본인들이 주최하지 않은 행사였기 때문이라는 건 핑계가 될 수 없다. 2016년 촛불집회 때도 위험요소 없었고 서울시가 주관한 행사도 아니었지만 그 당시에도 지하철 무정차가 있었다. 또 용산구도 코로나 방역과 마약 사건에 대한 점검은 있었지만 안전대책은 논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 이전엔 차량 통행을 금지해서 인파를 분산했는데 왜 이번엔 안 했는지 이것 역시 안전대책 논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비책 또한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따르면 이번 참사는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있었던 인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질타했다.

그는 "3년 만에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열리는 노마스크 축제라 많은 인파가 몰릴 게 뻔히 예상됐고 경찰도 10만 명이 모일 거라고 예상했다. 코로나 이전에도 20만 명 인파가 몰렸지만 이런 참사는 없었다. 예년만큼만 대비했더라도 막을 수 있었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이번엔 용산구청도, 서울시도, 경찰도 안전관리에 소홀했다. 서울시는 별다른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오세훈 시장은 외유 중이었다. 용산구청은 방역소독 시설물 안전점검에 나선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현장 상황 관리는 사실상 방치나 다름없었다. 용산경찰서는 사고 전인 27일 경찰력 200명 이상을 이태원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질서유지와 안전대책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한 질책도 이어졌다. 이 장관은 전날(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저희가 파악하기로 (이태원에)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며 "통상과 달리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혀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다. 행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주무 부처 장관이 무책임한 발언을 할 때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우리는 2014년 304명 학생들의 꽃다운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사고를 기억하고 있다. 고작 8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문득 노무현 전 대통령 말씀이 떠오른다.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다 내 책임인 것 같았다.' 9시 뉴스를 보고 있으면 어느 것 하나 대통령 책임이 아닌 것이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더 그리운 날이다. 갑자기 2022년 대한민국은 도대체 왜 이렇게 참담하게 무기력해졌는지 모든 국민이 의문을 갖는 이 질문에 반드시 답을 찾겠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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