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물질이 코로나19 후유증 후각·미각 상실 부추긴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후각이나 미각 상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후각과 미각 상실에 대기오염이 영향을 미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김용대 충북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일 발간된 대한의학회 영문학술지(JKMS) 온라인판에 대기오염물질 노출과 후각·미각 감각이상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게재했다고 밝혔다.
대기오염 물질 중 오존(O3)은 오히려 노출량이 많을수록 후각과 미각 마비 발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각이나 미각 상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후각이나 미각을 못느끼거나 길게는 수개월 동안 회복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같은 후각과 미각 상실에 대기오염이 영향을 미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코로나19가 유발하는 감각 이상의 관련성을 처음으로 분석한 연구다.
김용대 충북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일 발간된 대한의학회 영문학술지(JKMS) 온라인판에 대기오염물질 노출과 후각·미각 감각이상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게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의한 후각과 미각 상실은 코와 구강 등 상기도에서 냄새와 맛을 감지하는 부위에 존재하는 효소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기도에서 발견되면서 코로나19와 결합해 체내 침투를 돕는 대표적인 효소가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막관통세린계단백질분해효소(TMPRSS2)다. 이 효소들이 대기오염 물질과 만나면 더 활발하게 발현돼 농도가 높아지고 냄새나 맛을 느끼는 주변 세포의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2020년 1월 20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질병관리청에 등록된 코로나19 확진자 6만194명의 확진일자, 주소, 성별, 연령 및 식욕부진과 감각장애 증상 여부를 분석하고 한국환경공단 자료를 통해 확진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1주일 전부터 거주지역의 6개 대기오염물질의 일평균 농도와 온도, 습도 등 기상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확진자 중 3.6%에 해당하는 1917명이 미각이나 후각이 마비되는 감각마비 후유증을 겪었다. 성별에 따른 빈도의 차이는 없었다. 다만 20~30대 젊은 연령층이 감각마비를 겪는 경우가 더 잦았다. 거주지 별로는 서울(5.0%), 경기(3.5%), 인천(3.3%) 등 수도권 대도시에서 감각마비 를 호소한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분석 결과 확진자 중 3.6%에 해당하는 1917명이 미각이나 후각이 마비되는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거주지역의 대기오염물질의 영향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2), 이산화황(SO2) 등의 농도가 후각과 미각 상실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확진 판정 이틀 전부터 공기중 1세제곱미터(m3)당 농도가 미세먼지 22.4마이크로그램(µg), 초미세먼지 16.3µg을 넘으면 후각과 미각 마비 증상을 겪을 확률이 1.06~1.10배로 유의미하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2), 이산화황(SO2) 등은 확진 판정 7일 전부터 노출량에 따라 후 각이나 미각 마비 발생률이 1.06~1.31배로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대기오염 물질 중 오존(O3)은 오히려 노출량이 많을수록 후각과 미각 마비 발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오존 노출이 감각이상 발생률을 감소시킨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오존에 강력한 항염증 효과가 있어 감각이상을 억제했을 가능성과 오존이 활성화시키는 특정 단백질이 ACE2 수용체 발현을 억제했을 가능성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감염 일주일 전부터 높은 농도의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에 노출됐다면 감각이상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유행시기에는 가급적 대기오염 물질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