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탄탄한 중장기 수요...주택 시장 침체는 시장 정상화의 과정

2022. 10. 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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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리 급등으로 인한 주택시장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시장 침체기에 뜨겁게 달구어졌던 일본식 버블 붕괴에 관한 주장들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어찌 보면 인구가 감소하고 노령인구의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주택수요 유지 여부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1년 발표된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는 전국 인구는 이미 감소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이전 2019년 특별장래인구 추계에서 예상했던 정점인 2028년보다 훨씬 빠르게 도래한 감소세다. 실제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전국 인구가 9.1만명 감소하였음을 보고하고 있다. 다만 수도권은 2021년에도 0.1%의 인구증가율 보였고, 앞으로도 2035년까지 15년간 추가로 극히 완만한 증가세가 전망되고 있다. 인구 전망만으로는 현재 겪고 있는 주택시장의 급속한 냉각은 금리 급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필연적인 현상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주택 소비의 단위가 되는 인구통계학적인 가구 수 변화를 살펴보면 그 그림이 매우 다르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반영해 2022년 발표된 장래가구 추계는 일반가구 기준 2020년 2037만가구에서 2039년 정점까지 19년 동안 350만가구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기반을 둔 2017년 장래가구 추계는 2015년 1901만가구에서 2021년까지 136만가구 증가만을 전망했었다. 그러나 실현된 가구 수 증가는 이 2배에 가까운 234만가구에 달한다. 수도권은 147만가구 증가로 전국 증가량의 63%를 차지했고,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가구 수 증가만도 52만가구에 달했다. 이런 가구 수 증가 추세는 부정적인 인구 추이와는 전혀 다른 그림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기간에 발생한 주택 가격 급등은 수도권의 예상치 못한 수준의 가구 수 증가라는 수요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서로 상반되는 인구 감소 추세와 가구 수 급증 추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흥미로운 점은 인구수를 청소년 인구를 제외하고, 독립가구를 구성할 수 있는 25세 이상 인구만을 고려하면 꾸준히 증가했고, 앞으로도 적지 않은 증가가 예상된다. 장래인구 추계 자료로 향후 20년간을 살펴보면 2020년 3962만인에서 2030년 4202만인, 2039년 4264만인으로 상당히 연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총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과는 다른 지속적인 증가세다. 독립적인 주택 수요 형성 계층이 되는 인구 증가로 인한 주택 수요 증가 여진이 상당한 기간 남아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요한 요인은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1인 가구 증가 추세다. 항상 관심 지역인 수도권에서 1인 가구는 2015년 239만가구에서 2021년 339만가구로, 42% 증가했다. 흥미롭게도 2015년 97만가구였던 2030 청년 1인 가구는 2021년 141만가구로, 44만가구가 늘어 거의 1.5배가 되었다. 이는 해당 기간 수도권에서 늘어난 총가구수의 3분의 1을 차지하여, 2030년 청년 1인가구가 수도권 주택시장 내 수요 증가를 주도하는 계층으로 등장했음을 말해준다. 앞으로 상당 기간 청년층 1인 가구의 증가 추이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위한 주택 공급 방안이 충분히 모색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와 관련해 급격한 수요 요인의 위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한 수요 요인이 잔존한다. 현재 진행 중인 시장 침체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시장 정상화라는 묵은 숙제를 해결해나가는 시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어찌 보면 앞에서 살펴본 중장기적인 인구통계학적 수요 요인에 비하면 금리 급등은 조만간 안정될 수 있는 단기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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