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과거 ‘계단·공연장’ 사고 판박이
[앵커]
인파가 몰려 벌어진 압사 사고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보통 공연장이나 계단 같은 시설물을 이용하다 사고가 자주 났는데, 이태원 참사 역시 과거 사고들과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과거 사고를 계기로 안전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전, 마지막 발생했던 압사 사고는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고가 난 곳은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콘서트 리허설 현장, 입장하려던 관객 5천여 명이 한꺼번에 출입문으로 몰리면서 사고가 났습니다.
[압사 사고 피해자/2005년/음성변조 : "사람이 몰려드니까 갑자기 (주최 측도) 통제를 못 해 가지고 막무가내로 깔리니까 사람들이 죽고 그랬거든요."]
이 사고로 11명이 숨지고 162명이 다쳤습니다.
이태원 참사처럼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렸고, 연쇄적으로 넘어지면서 앞줄에 있던 60~70대 노인과 어린이들 피해가 컸습니다.
1992년, 당시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미국 팝 그룹의 내한 공연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쏟아져 나오다 넘어지면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습니다.
과거에는 계단에서 압사 사고가 빈번했습니다.
1980년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조회에 참석하려던 학생 백 여명이 계단에서 넘어져 5명이 숨졌고, 1960년 설 연휴에는 서울역 계단에서 난 압사 사고로 귀성객 70여 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제진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전 교수 : "'많은 사람이 갑자기 좁은 공간이 많이 몰릴 것이다'라는 것이 예측되어지면, 당연히 당국에서도 대책을 세웠을 수 있을 텐데 미처 예측을 못 했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좁은 공간에 갑자기 쏟아져 나온 사람들,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통제하고 보호할 안전장치도 과거에 그랬듯 없었습니다.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까움이 남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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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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