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BMW, 전기차 전환점...그래도 내연기관 종말은 없다”

2022. 10. 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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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버 이사·마틴 부사장 인터뷰
“전기차로 노이에 클라쎄의 혁신 재현”
“내년 레벨3 자율주행...최고 성능 자신”
“美 IRA 지지”...17억弗 현지 시설 투자
프랭크 웨버 BMW그룹 기술개발총괄 이사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열린 BMW 7시리즈 프레젠테이션에서 개발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
니콜라이 마틴 BMW그룹 자율주행 부문 수석 부사장이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찬수 기자

BMW그룹이 오는 2025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인다. 풍력, 태양관, 수소 발전을 바탕으로 한 ‘넷 제로(Net Zero)’ 생산 시설을 통해서다. 지난 1960년대에 선보인 스포츠 세단 ‘BMW 1500’이 보여준 혁신을 재현해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프랭크 웨버 BMW그룹 보드멤버 겸 기술개발총괄 이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독일어로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뉴 클래스)로 불리는 새로운 플랫폼은 비약적인 효율성과 혁신적인 제작 원칙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 플랫폼을 2025년 공개하는 이유는 배터리 전기차의 양적 성장을 고려했을 때, 이 시점이 단일 아키텍처로 완전히 전환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더라도 여전히 단일 공정에서 혼류 생산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BMW그룹은 ‘노이에 클래스’를 통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혔다. 해당 배터리는 기존 각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주행거리는 최대 30% 증가하는 성능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통형 배터리를 담당할 신규 파트너는 정해지지 않았다.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를 제작하는 중국 EVE에너지와 CATL 등이 거론된다. BMW그룹에 각형 배터리를 제공하는 삼성SDI도 후보 중 하나다.

웨버 이사는 “현재 배터리 부문에서 삼성SDI 등 여러 공급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현재 사용하는 각형 배터리 비중은 줄여 나갈 계획이며, 새로운 파트너는 다양한 각도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화라는 거대한 산업구조의 대전환에도 최고 성능의 내연기관 엔진 개발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그룹이 수십년간 유지해온 유연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이유다.

그는 “내연기관의 종말은 현재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은 2035년에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기존 목표를 최근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충전 인프라 등) 우리 주변의 시스템 역시 100% 순수 전기차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연기관에 대한 수요와 요구가 있는 한 최고의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 때문에 BMW그룹은 내연기관의 종말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전동화 전환의 물결 속에서 BMW그룹의 판매량은 꾸준하다. 2015년 191만4472대였던 글로벌 판매 대수는 2017년(208만9854대) 2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21만3790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8월까지 국내 판매 대수는 총 5만345대로 글로벌 판매 대수(134만9315대)의 3.7%를 차지했다.

웨버 이사는 특히 내연기관의 생산과정에서 탄소발자국 감축 노력을 강조했다. 배터리 셀과 배터리가 발생시키는 탄소발자국이 막대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지 않으면 차량의 다른 부분은 의미가 없다는 논리다.

그는 “친환경 원자재와 친환경 전기를 사용해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다면 다른 부분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차량 실내에 사용하는 모든 플라스틱 소재와 가죽을 대체하지 않으면 전기차로 전환하더라도 탄소발자국 감축 목표는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량이 시스템을 제어하는 조건부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레벨3’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웨버 이사는 “BMW그룹이 개발한 레벨3 기술은 내년 공개할 계획이며, 해당 시스템은 가장 진보적이고 최고의 성능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레벨3 시스템을 도입하고, 승인을 받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힘든 과제”라며 “이것이 (레벨3를) 한국 시장에 도입하는 시기를 밝히기 어려운 이유”라고 부연했다.

니콜라이 마틴 BMW그룹 자율주행 부문 수석 부사장은 그룹 내 자율주행 연구 인원이 900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600명이 알고리즘과 관련된 분야를 맡고, 나머지 300명이 센서와 ECU(자동차 전자제어장치)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은 퀄컴(Qualcomm)과 아리바(Arriva)와 협력 중이다. 전 세계 14개 연구·개발 시설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위한 프로젝트로 통합된 것이 특징이다.

마틴 부사장은 “BMW그룹 내부에서 레벨4부터 레벨5까지 폭넓은 자율주행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온디맨드(On-demand,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모빌리티를 만드는 솔루션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로보택시에 적용되는 레벨4는 일반 승용차보다 빠르겠지만, 문제는 센서의 가격”이라며 “일반 소비자에게 레벨4 승용차를 선보이기엔 2027년도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웨버 이사는 “미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이며, 배터리 셀부터 전기차까지 생산 능력을 현지화해야 한다는 것이 BMW의 입장”이라며 “미국의 현지 생산 정책을 분명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BMW그룹은 최근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제조 시설에 총 17억 달러(한화 약 2조42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투자금 가운데 10억 달러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조성하는 데 투입한다. BMW는 이를 통해 연 45만대에 달하는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웨버 이사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로보택시 등 대규모 생산시설을 활용한 모빌리티 전환을 준비하는 완성차 업계의 흐름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BMW그룹은 오로지 최고의 차를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팜스프링스(미국)=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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