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숙제, 이국의 ‘농구 루키’들을 KBL에 적응시켜라

이두리 기자 2022. 10. 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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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모비스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 KBL 제공



개성 넘치는 젊은 외인들을 어떻게 ‘한국 농구’에 적응시킬 수 있을까. 울산 현대모비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여름 1999년생 동갑내기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필리핀)와 게이지 프림(미국)을 영입했다. 두 선수는 기존에 KBL 무대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민첩한 움직임과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 주며 컵대회에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초반 현대모비스가 3연승을 달리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에도 이 두 선수의 공이 컸다.

그러나 팀 스포츠인 농구에서는 뛰어난 개인기만큼이나 동료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팀의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하는 선수는 개인 기량이 얼마나 좋든 전체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아바리엔토스와 프림이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동시에 큰 숙제인 이유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지나치게 ‘튀는’ 플레이를 선보이는 두 선수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드러내 왔다. 지난 25일 서울 SK와의 경기 후 조동현 감독은 “아바리엔토스에게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고 늘 얘기하고 있다. 여기는 KBL이고, 52경기를 해야 하니 동료를 이용하는 2대2 플레이를 하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아바리엔토스는 상대보다 반 박자 빨리 움직이며 예상치 못한 루트로 슛을 꽂아 넣는 ‘승부사’ 기질이 있지만, 때로는 무리하고 급한 슛으로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지난 30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는 이러한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윤원상의 집중 수비에 공격 루트가 막히자 아바리엔토스의 슛 정확도는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9득점·5어시스트·4리바운드에 그쳤다. 리바운드를 따내고도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울산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 KBL 제공



적극적인 돌파와 몸싸움을 통해 골밑을 사수해 온 게이지 프림은 LG전에서 2득점·2어시스트·4리바운드밖에 올리지 못했다. 프림은 파울 누적으로 3쿼터 막판에 퇴장당하며 경기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프림은 2쿼터 중반 LG 센터인 아셈 마레이를 밀치며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파울)을 받았고, 3쿼터 종료를 50초 남긴 시점에서는 심판의 파울콜에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아 퇴장당했다.

이날 LG에 68-79로 진 조동현 감독은 “상대가 잘한 것도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안일하게 행동한 우리 팀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4쿼터에 아바리엔토스를 벤치로 뺀 이유에 대해서는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안 가고, 수비 실수를 무리한 공격으로 풀려고 해서 기용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이우석이 4쿼터에 7득점을 책임지며 분투했다. 조동현 감독은 “아바리엔토스가 볼을 끄는 경향이 있어서, 이우석과 함께 뛸 때 이우석의 장점이 줄었었다. 아바리엔토스에게 이우석에게 패스를 줄 수 있을 땐 주라고 얘기했다. 아바리엔토스가 패스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혼자 해결하려는 욕심이 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좋아질 거다”라고 말했다.

파울 누적으로 퇴장당한 프림에 대해서 조동현 감독은 “프림에게 전반전 끝나고 대체 누구랑 승부를 겨루고 있는 건지 고민하라고 했다. 상대가 아셈 마레이인지, 아니면 LG라는 팀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경기를 하고 나서 본인이 느끼는 부분이 있을 거다. 심판 콜도 경기 일부니까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아바리엔토스와 프림은 모두 올 시즌 KBL에서 프로 데뷔를 한 새내기들이다. 날것의 상태인 ‘농구 루키’들을 어떻게 KBL에 적응시키는지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이번 시즌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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