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명이 밀기 시작' 증언 잇따라…'과실치사죄' 적용될까

김진아 2022. 10. 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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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태원 참사 직후 목격자 증언글 잇따라..."사람 죽어가는데도 밀어 우수수 넘어져"
"고의 없다해도 과실치사죄 성립 가능성" vs "과실 인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인근인 이태원역 1번출구 앞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고인들을 추모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2022.10.3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태원 참사'와 관련, 특정 인물들이 사람들을 고의로 밀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만일 이 같은 행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해당 인물들이 특정된다면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사망자는 154명이다. 외국인 26명이 포함됐으며, 부상자 149명 중 33명이 중상자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의 '노마스크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것이 비극의 근본적 배경으로 전해지지만, 사고 당시 특정 인원이 고의로 사람들을 밀었다는 증언이 일각에서 나오며 수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에 대한 관심도 있는 상황이다.

사고 발생 직후인 30일 오전 12시29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네티즌이 "내가 현장에 있었는데 정확히 이거였다. 뒤에 온 사람들이 못 들어가니까 '야, 밀어!'라며 몸으로 밀었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안쪽에서 '사람이 죽었어요, 숨을 못 쉬겠어요' 이러는데도 '밀어, 돌격!' 이랬다. 광기 그 자체였다"며 "사람들이 쓰러지는데도 환호했다.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지난 30일 오전 3시35분께 한 커뮤니티에 '이태원 생존자'라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서 그는 "사람들이 사방팔방에서 모여들기 시작했고, 길이 막히니 앞으로도 뒤로도 못나갔다"며 "내 뒤에 있던 20대 후반 정도 사람이 '아, x발 x 같네. 밀자 얘들아'라며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뒤에서 미니까 사람들이 우수수 넘어졌는데, 공간이 생겨서 좋다고 쭉쭉 갔다. 이런 레퍼토리가 반복되며 끔찍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지옥이 있다면 진짜 그곳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고 이후 온라인에서 퍼진 일부 영상에서도 유사한 상황을 볼 수 있는데, 경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 등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합동 감식을 진행하며 이들에 대해 특정 범죄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태다.

일반적 수준의 의식을 가진 이라면 사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도 이 같은 행위를 해 사망이라는 결과까지 나왔기 때문에 과실치사죄 적용은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수통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범죄혐의를 의율할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해 폭행치사, 행위에 대해 고의가 없었다 해도 과실치사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양=뉴시스] 김근수 기자 = 핼러윈 데이를 앞둔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신원확인을 위해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10.30. ks@newsis.com

형법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경우 이들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만약중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된다면 최대 형량은 5년 이하 징역형으로 늘어난다.

다만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경찰 수사가 진행돼도 행위자를 특정하기 어려울 수 있고, 실제 범죄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경우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직 부장검사는 "이 사건에 대해 행인 중 가해자를 찾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가 되겠지만,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행인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의 업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장소가 매우 협소하고 행사 특성상 인파가 몰리며 피해가 예상됐던 만큼, 이번 사고를 중대시민재해로 보고 관리기관이 책임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는 사업장이나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 등에서 1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등이다.

공안 출신 변호사는 "만약 시민재해로 간다면 책임자는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며 "시장과 구청장 간 평소 도로에 관한 관리규정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사고 장소가 공중이용시설에 해당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도로나 길 등이 해당하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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