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다 78경기 등판 27홀드 팀 신기록…김범수 "올해는 100점 만점의 27점, 안 아프고 풀타임 던진 나를 칭찬하고 싶어"
"27홀드를 했으니 27점요. 제가 특출나거나 뛰어난 투수는 아니지만 (통산)100홀드를 채울 때까지, 100점을 향해 열심히 해야죠. 계속해서 1홀드씩 올리면서요."
대전야구장 중앙 관중석에서 마주한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김범수(27)는 시즌 중에 길렀던 수염을 말끔하게 정리한 얼굴로 나타났다. 귀찮아서 안 잘랐는데, 또 금방 자랄거란다. 그가 던지는 시속 150km 강속구처럼, 솔직하고 경쾌하게 말을 이어갔다.
올해를 돌아보고 자신에게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금방 "27점"이라고 했다. 김범수가 이번 시즌에 올린 27홀드는 한화 선수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이다.
'평가가 너무 박한 게 아니냐'고 하자 "매년 계속 잘 한 것도 아니고, 올해 처음으로 보여드린 거잖아요. 앞으로 올해처럼만 하면 잘 될 것 같거든요. 100홀드를 목표로 꾸준하게 잘 하면 우리 팀도 좋아지고 저도 좋아지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78경기에 출전해 66이닝을 던지면서, 3승7패27홀드,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올해 KBO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중요한 포인트에서 늘 김범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가 안 좋았을 때도 엄지를 치켜세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투수. 타고난 축복이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5년 한화 1차 지명선수로 입단했다. 매년 큰 기대를 안고 시작했는데 꾸준하지 못했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기계처럼 실수없이 잘 하기는 어렵다. 김범수는 못 했을 때 기억을 털어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시즌 초반에 안 좋았잖아요. 삼성전도 그렇고 KIA전도 그렇고. 그래서 올해도 또 안 되는구나, 준비한 만큼 또 안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진짜 완전히 좌절했어요. 그런데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이 저를 불러 잡아주셨어요. 저를 한 단계 올려주셨죠."
올 시즌에 앞서 팀에 합류한 이 코치는 김범수 야구를 바꿔놓았다. 훈련의 종료, 시간, 방법부터 경기 중 멘탈까지 리셋.
"엄청 많은 대화를 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라'였어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흔한 말인데, 머리에 쏙쏙들어오게, 설득력있게 믿음을 심어주셨어요."
질질 끌지 않고 빠르게 승부를 가져갔다. 자신있게 던졌다. 돌아보지 않았다. 볼넷이 줄었다. 시즌이 깊어가면서 체력이 떨어져 어려움이 있었다. 시즌 중에는 훈련보다 더 중요한 게 휴식이라는 걸, 잘 쉬는 게 최고의 컨디션 유지법이라는 알게 됐다.
올 시즌 한화는 여러명의 마무리 투수가 오갔다. 가장 길게 뒷문을 맡은 장시환도 부진으로 자리를 내놨다. 김범수도 유력한 마무리 후보로 거론됐다.
불펜투수라면 누구나 바라는 마무리. 팀 승리를 확정짓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솔직히 한 번쯤 기회가 오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감독님 생각이 있고 구단이 가고자하는 방향이 있고요. 그냥 지금 내 자리에서 잘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마무리를 한다고 잘 한다는 보장도 없고요."
한화는 한용덕 감독 시절인 2018년, 가을야구를 한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최근 3년 간 꼴찌를 하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이 재편됐다.
"2018년에 가을야구를 가봤잖아요. 그때 멤버가 진짜 몇명 안 남았어요. 우리가 계속해서 내려가긴 했는데 충분히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안 보이는 부분에서 정말 좋아진 게 많거든요. 우리가 갖고 있는 걸 잘 조합하면 잘 될 것으로 믿어요. (팬들에게)자꾸 기다려달라고 해서 죄송한데, 정말 좋아지고 있어요."
올해는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아프지 않고 던졌다.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뛴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부상없는 김범수는 강력하다.
"안 아프고 나가면 잘 던져주는, 팀이 질 때든 이길 때든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해주는 투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는 큰 목표보다 매 경기, 매 이닝, 매 타자에 충실하고자 했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김윤수(23), 동생이 배울점이 있는 형이 되고 싶어했다. 또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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