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의료진 “마지막 환자 맥 돌아왔었는데 결국…큰 아픔”

2022. 10. 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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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4명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 나섰던 의료진은 "모든 경찰, 소방대원, 일반 시민까지 (구조를 위해)최선을 다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모습에 너무 감사했다"며 "양쪽 팔 다리를 주물러가며 환자를 보살피는 분 등 환자 한 분 당 6~7명 정도가 가서 살리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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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있던 의료진 A 씨 “미리 차량통제 있었다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주말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4명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 나섰던 의료진은 "모든 경찰, 소방대원, 일반 시민까지 (구조를 위해)최선을 다했다"고 증언했다.

의료진 A 씨는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사고)현장에 투입돼야 하는 분, 다른 환자를 케어해야 하는 분 등이 있어야 하다 보니 인력이 부족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A 씨는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모습에 너무 감사했다"며 "양쪽 팔 다리를 주물러가며 환자를 보살피는 분 등 환자 한 분 당 6~7명 정도가 가서 살리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했다.

이어 "(도와주는 일반인 중)보통은 의료인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며 "CPR이 가능한 분 위주로 교대하며 CPR을 했다. 그렇지 않은 분은 욕심내지 않고 환자의 체온을 올리기 위해 외투를 벗어준다든가, 신발을 벗겨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등 다른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당시 환자 중 대다수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맥박이나 호흡이 전혀 없었다"며 "얼굴이 창백한 분, 구강 내 혈흔이나 코피 등도 보였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은 저희가 CPR을 하는 상황에서 복부가 팽창하는 증상이 나타났다"며 "당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뉴스를 보고 압사사고라는 것을 알게 됐다. 사고 당시 강한 압력으로 인해 장기들이 파열돼 출혈이 일어난 것 아닐까 추측한다"고 했다.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술을 올리고 있다. [연합]

A 씨는 "저희처럼 환자를 돌보는 게 일상인 분보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일반 시민이 많았다"며 "모든 분이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용기를 냈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도 옆에서 '일어나, 살 수 있어'라고 외치고, 한 시간 넘는 시간 그 상황을 떠나지 않고 도와준 부분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케어한 환자가 있는데, 실제로 그분은 (CPR을 하면서)체온도 조금씩 올라왔고 맥도 희미하지만 두 번이나 다시 돌아왔다. 살릴 수 있다는 마음이 가장 컸던 분이었다"며 "그럼에도 시민들도 정말 노력했는데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보내드렸다. 저뿐 아니라 많은 시민에게 큰 아픔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고 했다.

'골든타임'을 언급한 A 씨는 "구급차와 구급대원이 더 빠르게 올 수 있는 차량통제 등 사전조치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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