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깔렸는데 “남녀 네다섯이 ‘밀어, 밀어’”...생존자가 전한 아비규환 현장

박준희 기자 2022. 10. 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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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경위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한 사고 생존자는 사람들이 몰려 있을 당시 "밀어, 밀어"라고 외친 무리가 분명히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익명의 생존자는 '야, 밀어라고 하는 소리도 들렸다고 한다'는 질문에 "제가 서 있던 곳이 사고 났던 골목 방향으로 꺾이기 바로 전이었다"며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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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핼러윈을 맞아 모여든 대규모 인파 골목길에 끼어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보 영상 캡처

인파 앞쪽에서는 이미 비명 지르던 상황

음악소리 등 소음 탓에 뒤쪽은 사고 모른 듯

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경위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한 사고 생존자는 사람들이 몰려 있을 당시 “밀어, 밀어”라고 외친 무리가 분명히 있었다고 전했다.

3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의 생존자가 전화 인터뷰로 익명 출연했다. 이 생존자는 사고 당시 현장 상황에 관해 ‘밀어, 밀어 소리치고 누군가 고의로 밀었다는 증언이 나온다. 직접 들었냐’는 질문에 “실제로 들었다”며 “처음에는 네다섯 명의 남성과 여성분들이 ‘밀어라’ 이런 말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 생존자는 “그런데 그 이후에는 사람들 여러 명이 그 말을 따라하고 미는 압박이 더 강해져서 결국 제 뒤 부분까지 저를 밀게 된 이런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 생존자는 사고 당시 인파 속에 30~40분 간 끼어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인파 앞쪽에서는 인파에 끼인 사람들의 비명이 나오고 있던 시점이었다고 한다.

이 생존자는 ‘앞에서 소리지르고 뒤로, 뒤로라고 외치는 것은 왜 뒤에서는 안 들렸을까’란 질문에 “뒤에서는 자신들이 ‘밀어, 밀어’ 이렇게 외치고 있으니 (주변의) 노랫소리도 커서 앞쪽에 많은 분들이 ‘뒤로, 뒤로’를 (외치는 것을) 못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주변 소음으로 인해 바로 옆에 있는 사람 외에는 대화가 힘든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 생존자는 또 “비명소리가 들렸는데 사람들이 신나서 더 지르는 줄 알고 더 밀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참사가 일어난 지점은 서울 용산구 해밀턴호텔 옆골목으로 폭이 4m 남짓에 그치는 좁은 경사로 형태의 골목이다. 당시 차도 쪽으로 사람이 몰린 가운데 뒤쪽에서 인파가 더해져 대형 압사 참사로 이어졌다. 31일 오전 6시 현재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파악한 인명피해는 사망자만 154명에 달했다. 여기에 부상자 149명까지 포함하면 사고로 인한 피해자는 303명이다.

특히 현재 부상가 가운데 중상자는 33명, 경상자는 116명이다. 정부 당국은 중상자가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또 다른 생존자는 ‘밀어, 밀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지는 못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익명의 생존자는 ‘야, 밀어라고 하는 소리도 들렸다고 한다’는 질문에 “제가 서 있던 곳이 사고 났던 골목 방향으로 꺾이기 바로 전이었다”며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아무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바로 옆에 주점에서 음악 소리 엄청 컸다”며 “그러다 보니까 앞쪽에 있는 소리를 못 들은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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