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채'로 희생‥당시 '압박', 어떤 강도?

2022. 10. 3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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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MBC뉴스]] ◀ 앵커 ▶

이번 참사 관련해서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님 모셨습니다.

참사 당시 상황이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일반인들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점들도 있습니다. '압사' 사고라고 처음 전해졌을 때 많은 분이 넘어지고 그 위를 다른 사람이 덮쳐지는 상황을 떠올렸는데, 실제론 선 채로 다른 사람 사이에 끼여서 희생된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압박이 강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사고가 발생한 지점의 공간적인 특징을 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까 보도된 대로 폭이 한 3.2에서 4m 정도 되고요. 길이가 40m에서 45m가량 됩니다. 이런 경우에 보시면 사실은 너무 밀집, 아까 800명 이야기가 나왔지만 피해자가 5.5평 정도에서 150명 정도가 나온 거죠. 이렇다는 이야기는 미루어 짐작컨대 산술적으로 계산해 봐도 2000명에서 3000명 정도가 몰려 있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 공간 자체가 없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압사 사고가 일어난 던 공간은 출구 쪽 넘어질 수 있는 부분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났지만 그중간 부분에서는 양쪽에서 일어나는 압력에 의해서 선 채로 거의 최소한의 공간, 우리가 심장이 펑핑 할 수 있는 그런 공간 자체가 안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위에서 밀고 밑에서도 계속 지하철 쪽에서도 사람들이 들어오고 하니까 가운데 계시는 분들은 계속 공간이 줄어드는 겁니다.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드는데 그 상황에서 보면 대부분 자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굉장히 힘을 쓰고 있습니다. 힘을 쓰고 있으면 온몸의 근육을 다 이용해서 생존을 위해서 하고 있는데 이게 10분, 20분 지나다 보면 체력이 소진되고 그다음 공간은 더 밀폐되기 때문에 중간에서 압사당하신 분들도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우리가 그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흉부가 압박해서 질식사하신 분들이 많았다.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 앵커 ▶

아무래도 축제 현장이었다 보니, 10대 20대 희생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20대가 103명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서 굉장히 많았는데 상대적으로 우리가 생각했을 때 10대, 20대들은 체력이 약하지 않다 이렇게 보고 있지만 그래도 견디기 힘든 충격이었나 봐요.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얘기지만 그나마 청년들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 피해 규모였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서 거기에 우리가 노약자, 어린이라든가 노약자가 있었다고 하면 더 큰 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고요. 아무리 젊은 청년이라도 각각의 건강 상태가 다 다릅니다. 그래서 키 상태, 호흡량의 상태 이런 것들이 다 다른 상황에서 20분 정도, 지금 이야기를 들어 보면 밀집된 상황에서 최소 20분에서 1시간 사이 갇혀 있었거든요. 우리가 아무리 힘을 줘도 20분 이상 온몸의 근육을 계속 힘을 주지 못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시간을 지나고 나면 약한 쪽에서 서서히 피해자가 발생하는 그런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그러다 보니까 성별로 보면 여성들에게 피해가 좀 더 집중됐던 게 아닌가 싶어요.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여성분들은 키의 차이도 있고요. 그다음 호흡량의 차이도 있고 근육의 차이, 체력의 차이도 있다 보니까 여성분들이 처음 10분, 20분은 버틸 수 있는데 그 시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거기에 서로 방향들이 다 다릅니다. 거기 내부에 계신 분들이 앞으로 가, 뒤로 가라고 하는데 앞이 어디인지 뒤가 어디인지 정해져 있지 않죠. 그러다 보니까 서로 미는 방향이 다다른 상황에서 주변에 예를 들어서 굉장히 건장한 청년이 굉장한 힘으로 민다고 하면 주변에 있는 여성분들은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고통을 느끼게 되거든요.

◀ 앵커 ▶

사망자들 대부분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하는데 이럴 때 '골든타임'이 얼마나 됩니까?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많은 언론에서 보도됐지만 심정지라는 게 심장이 멈추는 거죠. 그럼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 우리가 4분이라고 표현하는데요. 4분이 지나고 나면 장기가 손상되고 뇌가 손상되기 시작하거든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뇌인데요. 4분이 지난 다음에 조금 지나고 나면 나중에 돌아오더라도 신체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4분인데 이번에 보면 20분 이상 갇혀서 구조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해가 컸던 것 같습니다.

◀ 앵커 ▶

좁은 골목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 인파가 이동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우리가 밀집도가 많은 곳에서는 항상 일방 통행. 흐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그다음에 우리가 극장 같은 데서 보면 영화 시작하기 전에 출구를 알려주고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게 동선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에 보면 양쪽은 벽, 거의 벽과 같이 막혀 있고 밑에 햇볕 지하철 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그다음에 남산 쪽에서도 많은 서로 사람이 내려오면서 그다음에 내려가고 싶은 사람, 올라가고 싶은 사람 이런 것들이총체적으로 엮이면서 전혀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됐죠. 그래서 내부에 있는 분들은 예를 들어서 벽 쪽으로 피하고 싶었어도 10cm, 20cm를 피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그 골목을 일방통행만 하도록 통제를 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는 얘긴가요?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대부분 우리가 행사 운영 매뉴얼에 보면 흐름이라는 걸 꼭 만들어서 대부분 일방통행을 유도하게 돼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보면 아까 보도에서보신 것처럼 한 600명, 700명 됐을 때는 교행이 되고 800명부터는 교행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저희가 흐름만 만들어줬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 좁은 골목이긴한데, 워낙 번화가다 보니까 방문해서 어떤 지형인지 알고 계시는 분이 많을 텐데 이 좁은 골목의 지형이 특별히 취약했던 그런 요인을 가진 지형인가요?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사실 저희가 해밀톤 호텔을 중심으로 해서 좌우에 한 3, 4개 골목이 흔히 이야기해서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핫플레이스죠. 그래서 우리가 핼러윈을 간다고 하면 항상 그 골목 쪽으로 가거든요. 그런데 이 골목의 특징이 뭐냐 하면 특히 피해가 집중됐던 구간은 양쪽이 벽으로 돼 있고 경사가 한 6도에서 11도 정도, 경사가 진 구간이기 때문에 특히 위험했고요. 그다음에 또 보면 많은 SNS에 나오는 영상들은 그 옆에 있는 조금 큰 골목이었거든요. 그런 큰 골목에서도 보면 어마어마한 인파가 물결을 이루면서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던 걸 보면 굉장히 위험했던 것 같고요. 그다음에 문제는 뭐냐 하면 출구 쪽에서 조금만 반대쪽으로 있는 사람들. 장애물이 있어도 흐름이라는 게 몇 배씩 효율이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피해가 가중됐던 것 같습니다.

◀ 앵커 ▶

내리막길이었고 막히는 상황이었고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겹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네요.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거기 보면 이야기가 나온 게 굉장히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어느 시점에서 힘이 쏠렸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희생자들, 어떤, 보면. 진술을 보면요. 그 얘기가 뭐냐 하면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에서 더 이상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못 맞추니까 아래쪽 방향으로 쓸리면서 피해가 많이 발생했던 것 같아요.

◀ 앵커 ▶

네, 화재나 지진에 대한 교육과 대응 훈련은 받은 분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런 '압사'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앞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어떻게 확대해야 할까요?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저희가 항상,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는 게 흐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보면 공무원 분들이나 경찰 같은 분들도 화재, 지진 같은 것들을 대응할 수 있지만 교통 경찰 담당하시는 경찰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항상 제일 중요시 하는 게 흐름입니다. 그리고 병목 구간, 그러니까 좁아지는 구간이 생기는 구간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리하고 그다음에 우리가 갑자기 많이 출구로 모인다고 해서 그 많은 인원들이 다 지나갈 수는 없거든요. 순차적으로 나가고 출입 인원을 제한하고 이런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교통의 흐름 그러니까 차량의 교통 흐름뿐만 아니라 사람의 교통 흐름에 대해서도 우리가 같이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이제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위해서 합동 감식을 펼칠 거고 그 이후의 사후적인 대책도 마련될 텐데요. 어떤 점을 신경 써서 우리가 이 과정들을 거쳐 나가야 할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사실 지금 현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돼 있고요. 저희가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우리가 이런 사건의 가장 주된 원인은 단일한 시간에 과다한 인원이 집중됐던 게 주된 원인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위험 요소는 이미 내제돼 있는 상태에서 내부에서 어떤 트리거 포인트는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보면. 어떤 분들이 SNS 같은 데서 보면 밀어라는 말이 있었다. 아니면 뒤로라는 말이다. 이런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만 그런데 이런 것들에 대해서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게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가려고 했던 방향이었을 것이고요. 그런데 그 현장에 있을 때는 누군가 뒤에서 굉장히 강한 힘으로 밀면 굉장히 밉습니다. 힘듭니다. 너무 힘들게 만드니까요. 그런 요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단계까지 가기에는 주된 원인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앵커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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