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태원 참사' 상주운동장 압사 사고와 유사점은?
[앵커]
그러면 이번 사고의 특징은,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이번 사고는 대형 압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사건이기도 하고요. 저희가 뉴스, 외신 등을 통해서 종종 봤었습니다. 그런데 이 압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좀 연구를 해서 논문을 냈던 분이 계십니다. 2005년에 경북 상주에서 압사사고가 있었는데 사고 이후에 현장에 가서 이 사고가 어떻게 났고 원인은 무엇인지 이런 걸 전문적으로 연구한 분이 있습니다. 당시 의료진은 아니었는데요. 뒤에 종합적으로 분석을 한 분인데 이분을 연결해서 잠시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원 교수님이 지금 나와계신데요. 응급의학 교수고요. 이경원 교수님. 상주 사고 후에 17년 만에 또 이런 사고가 발생을 했습니다. 압사사고를 당시 연구해서 제가 그 논문을 봤었는데요. 교수님이 볼 때는 이번 사건은 어떻게 일단 특징적으로 보이십니까?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먼저 이번 사고를 통해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요.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이번 사고는 압사사고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우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압사사고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어떤 면에서 그렇습니까?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던 상주 압사사고의 경우에도 그렇고 약간 경사로가 진 곳에서 많은 군중이 밀집해서 그다음에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쇄도 밀림이 발생하면서 일어난 사고거든요. 그런 모습들이 아주 전형적입니다.]
[앵커]
경사로를 말씀하셨는데 2005년에 상주시민운동장 압사 사망사고 당시 사망자만 11명이었습니다. 당시에도 경사로를 논문에 보니까 많이 강조를 하셨더라고요. 이 부분을 좀 더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물론 이런 압사사고는 평지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일어날 수 있지만 경사로에서 더욱 잘 일어날 수 있고요. 우선은 많은 군중이 이번과 같이 초밀집한 상태에서 서로 간에 잘못된 정보, 이번에도 어떤 유명인이 왔다, 이런 게 있지 않았습니까? 앞에서는 뒤로 가라 그러고 뒤에서는 앞으로 가라고 이렇게 됨으로써 서로서로 개인 간에 불정확한 정보가 유통됨으로써 순간적인 밀림이 발생하고 이러면 거의 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죠.]
[앵커]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이번 사고도 말씀하신 대로 저희가 리포트를 통해서도 지켜봤지만 골목의 아랫부분 그러니까 위에서 아래로 압력을 받는 부분은 몇 분이 넘어져서 나갈 수가 없으니까 뒤로 뒤로라고 외쳤지만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뒤에서는 왜 밖으로 안 나가냐. 그래서 내려가라는 말을 또 외칩니다. 정보가 제대로 소통이 안 된 거죠.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내용을, 이번 사고를 보면 많은 인파가 모인다는 게 충분히 예상이 됐는데도 너무 대비가 안 된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마는 상주시민운동장 압사사고는 당시 지자체에서 축제로서 계획된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특히 대비를 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안전조치를 할 수 있었겠죠. 그러나 이번 사건 너무나 안타깝게도 행사 주체자가 명확지 않음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일시에 모였기 때문에 모이고 또 그런 일이 발생됐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말할 수 없지만 좀 막기는 힘들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개인적으로는요? 하지만 이제 앞서 너무 많은 인파가 모이면 그건 이제 지방자치단체나 경찰들의 기본적인 경비업무,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 지적도 있습니다.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뭐 그런 지적은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행사 주최자가 명확치 않을 때 과연 그것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저로서는 의문스럽습니다.]
[앵커]
책임소재 면에서는 그렇다는 말씀이신 거죠?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앵커]
상주 사고 때를 잠깐 보도록 하겠습니다. 11명의 희생자. 제가 보니까 어린이와 노년층이 많았고요. 성비로 보면 여성이 많았습니다. 그건 이제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망자 비중도 특히 그런 게 나왔는데 이태원 사고에서도 여성 희생자가 남성에 비해서 2배 정도로 많습니다. 그 원인을 좀 분석을 해 보신다면 어떻습니까?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압사사고에서 전형적인 사망이 발생하는 것은 즉시 눌림, 깔림에 의해서 외상성 질식이 발생하는 거거든요.]
[앵커]
외상성 질식이요?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외상성 질식이 숨을 쉬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전혀 외상이 없으니까 참 보는 사람들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죠. 그런데 숨을 쉬지 못해서 깔려서 흉곽 운동을 하지 못해서 숨을 못 쉬게 되고 결국은 질식 상태에 빠지고 심정지에 이르러버립니다. 그런데 빨리 구조하면 되지 않나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압사사고의 특성상 압사 지점까지 도달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압사사고는 너무 많기 때문에, 사람이요.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사람이 압사사고가 일어나는 그 지점까지 도달하기 전에도 많은 군중이 그 주위에 있거든요. 그러니까 상주시민운동장 압사사고도 그랬고 이번도 그렇고 소방은 빨리 출동하더라도 접근이 더딘 거죠.]
[앵커]
압사사고 자체가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있기 때문에 난 거기 때문에 사고 현장에 구조대원이 가기에도 너무 많은 사람 때문에 못 간다는 말씀이신 거죠?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더디고 그다음에 사람들이 깔려 있으니까 구조에도 시간이 걸리고 구조를 해야 그다음에 구급을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미 밑에 깔려서 숨을 못 쉬고 그 시간이 자꾸 지나가면 그다음에는 이제 외상성 질식이 돼버리죠. 그래서 일반적일 수는 없겠지만 남성에 비해서는 여성, 성인에 비해서는 소아나 노인이 취약할 수밖에 없죠.]
[앵커]
남성에 비해서는 여성, 성인에 비해서는 아이나 노약자가 그렇고요. 이번 이태원에서는 아이나 노약자는 적었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의 피해가 컸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추정이 되고요. 앞서 외상성 질식. 이번에도 정확한 사인들은 좀 더 나와봐야 되겠지만 현장에 있던 의료진들에서는 외상성 질식이 많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조금 더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우리가 숨을 쉬기 위해서는 흉곽이 운동을 해야 됩니다.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기계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흉곽이 들먹들먹하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외력에 의해서 움직이지 못한다면 우리가 숨을 들이쉴 수가 없습니다. 내쉴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 시간이 길어지면 호흡 정지에 의한 심정지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4분, 5분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심정지가 발생하면 온몸으로 피가 안 가지만 뇌로 피가 안 가면서, 가장 중요한 뇌로 피가 안 가면서 뇌에서 저산소성 허혈성 손상이 가장 약간 해마부터 비가역적 손상을 받기 시작하거든요.]
[앵커]
산소 공급이 안 돼서요.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그 시간이 길어지면 결국 임상적 사망에 이르는데 결국 이번에도 구조해서 심폐소생술을 해서 그래도 조금 회복된 분들도 참 걱정스러운 것이 향후에 이런 뇌 손상이 있을 것이 참 상당히 우려됩니다.]
[앵커]
당시 상주 사고로 논문으로 분석을 했었는데요. 당시에도 압박에 의한, 그러니까 사람이 사람을 눌러서 외상성 질식으로, 그러니까 가슴을 못 움직이고 그래서 폐 호흡이 안 돼서 그런 분이 많았죠.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도 현재 중상자가 30여 명 정도로 집계가 되고 있습니다. 아마 어떤 분들은 심정지가 됐다가 또는 의식을 잃었다가 병원에 가서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데 왜 아직도 중상이지라는 생각도 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산소 공급이 꽤 안 됐다면.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그렇죠. 이미 뇌 손상을 받았기 때문에.]
[앵커]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라는 말씀이시죠.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그렇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 점이 또 안타까운 점입니다.]
[앵커]
그런 점이 산소 공급이 중상자 중에 어느 정도나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이 부분이 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치료나 이런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우리나라의 응급의학 수준이라든지 중환자 의학 수준이 상당히 높고 그런 심정지 후 치료에 대해서도 인공호흡기 치료 그다음에 필요한 저체온 치료 세 가지 치료를 합니다. 그러나 뇌는 한 번 비가역적으로 손상돼버리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이 압사사고에서 중요한 점이 얼마나 사고의 지속 시간이거든요. 이번에도 접근하는 데 교통 혼잡과 많은 군중으로 인해서 접근하는데 1시간, 구조에, 사고 발생하고 구조까지 심폐소생술까지 시간이 사실 상당히 소요된 건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압사사고 어쩔 수 없는 하나의 모습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생존하시고 병원에 이송돼서 중환자 치료를 받는 분들의 예후도 상당히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그래서 빨리빨리 구조대가 도착했어야 되는데 앞서 교수님이 얘기하신 대로 압사사고 특성상 이미 현장에 너무 많은 인파 때문에 구조대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라는 거고.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접근조차가 어려운 것이 압사사고죠.]
[앵커]
우리나라가 사실 인구 밀집입니다. 도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고요. 행사나 아니면 굳이 행사를 얘기하지 않아도 출근길 지하철 이런 것만 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압사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그러니까 압사를 통한 대형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곳인데요. 교수님께서 이번 사고를 보고 좀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압사사고는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가리지 않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후진국형 사고라 치부해 버리지 말고 서울에서 많은 인파가 몰리는 여러 가지 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가지 행사들이 있을 때 반드시 사전에 충분한 계획을 세우고 인원을 통제하고 출입구를 여러 곳으로 만들고 병목현상을 방지하고 여러 가지 조치들을 사전에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우리 만약 그래서는 안 되지만 그런 상황에 많은 군중들이 모여 있다 하면 서로서로 침착하고 바른 정보를 나누면서. 바른 정보라 하면 다른 거보다 어디 몰려간다든지 무슨 상품을 받기 위해서 확 몰려간다. 유명인 왔다고 몰려간다, 이런 건 굉장히 위험하다. 서로서로 침착하게 질서를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요한 것이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압사는 후진국 사고가 아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어디든지 일어날 수 있다라는 말씀이시죠. 사실 이번 참사를 접하고 많은 반응이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선진국인데 왜 이런 얘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따져보면 밀집도가 높으면 압사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게 교수님 말씀이신데 아마 선진국들에서는, 물론 그 전에도 사고가 난 미국도 있었고요. 영국도 있었지만.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그럼요.]
[앵커]
이렇게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좁은 곳에 모이지 않게 미리미리 대비를 많이 해 왔겠죠. 그런 부분들이 필수적일 거고요. 물론 사람들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그런 대응도 필요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님이었습니다. 교수님, 어젯밤에도 사실 밤새서 환자를 보셨다고 했는데 이렇게 전화로 압사사고에 대해서 분석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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