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박세웅 90억' 동업자 정신을 잊었나
*謹弔:이태원 참사 영령(英靈)들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10월 26일 롯데 자이언츠가 예비 FA(자유계약선수)인 투수 박세웅(27)과 '5년 최대 90억원' 계약을 한 데 대해 필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올해 10승 11패 등 8년 통산 53승 70패에 그친 투수에게 90억원은 지나친 투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필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팬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버 스포츠'는 매일 매일의 프로야구 이슈에 대해 이슈톡을 개설하는데 '박세웅 계약'은 관련 댓글이 4시간만에 2천개를 돌파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2천여개의 댓글중 8대2 정도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병역 미필인데, 90억원이 제정신인가" "내년부터 샐러리캡 적용인데, 제살 깎아먹기?" "야구는 못하면서 헛돈쓰는건 잘하네..." 등등 구단의 결정을 크게 비판했다. 부적절한 표현(심한 욕설 등)은 '클린봇'이 식별해 삭제를 하는데 그 숫자가 수십개에 달했다.
먼저, 롯데 구단이 왜 이렇게 과잉투자를 했는지 살펴보자. 롯데그룹은 최근 19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올겨울 FA 시장의 '큰손'을 예고했다. 그 1탄이 박세웅인 것.
롯데그룹 기업집단의 지배회사인 롯데지주는 10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2020년초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2년 연속 큰 폭의 적자에 시달린 롯데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향후 투자, 시즌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의 내년 시즌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한' 자금지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상증자 규모가 190억원이라고 해서 올겨울 FA 시장에 쓸 수 있는 예산 한도가 190억원이란 의미가 아니라고 한다. 좋지 않았던 재정 상태를 개선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무상증자후 유상증자는 투자와 신사업 추진을 통한 미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 두둑한 실탄까지 확보하며 올 겨울 FA 시장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예고했다. 롯데는 포수, 유격수, 투수 등 취약 포지션에서 자금력의 우위를 앞세워 영입전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지주가 왜 갑자기 190억원을 지원하게 됐을까. 첫째 이유는 10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이대호 은퇴식'에서 이대호가 신동빈 그룹회장(구단주)에게 '전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직접 건의했고 이를 신회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두번째는 신세계와의 '유통 대전(大戰)'을 벌이겠다는 신호탄이다. 신세계가 올해 정용진 부회장(SSG 랜더스 구단주)의 적극적인 투자로 SSG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데 대해 자극을 받아서다. 양 그룹의 주력 기업부문이 유통인 만큼 롯데로서는 야구단의 성적을 한껏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던 것.
모기업이 투자 확대로 야구단의 전력 상승을 꾀하겠다는 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야구인이나 야구팬들은 쌍수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타이밍이 안좋다. 경제 사정이 너무 나쁘기 때문이다.
언론의 경제면 기사 제목은 암담하다. "인플레, 고금리로 5대 그룹마저 자금 조달 어려움" "기업의 경기 전망지수, 25개월만에 최저 수준" "대기업들 이제 생존모드로 전환해야할 때" 등 현재 실적도, 미래 예측도 '잿빛 투성이'다. 롯데 그룹은 매일 자금운용상황을 체크한다는 기사도 보인다.
그런데, 유독 롯데 자이언츠 지원만 장밋빛? 병역도 마치지 않은 '한시즌 최대 10승 투수'에게 90억원을 투자하면 FA 시장에 대거 나오는 양의지 박동원 유강남 박세혁 이재원(이상 포수), 심우준 노진혁 김상수(이상 유격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게 된다. 나머지 9개 구단은 롯데 구단을 원망할 수밖에 없다. '동업자 정신'은 완전 실종됐다.
롯데가 2018년부터 5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돈때문이 아니다. 야구 문외한인 구단 대표의 연속 선임, 메이저리그에서 스카우트만 담당하며 국내 야구사정을 전혀 모르는 이를 단장에 전격 발탁한 것, 계속적인 감독 기용의 실패가 주원인이다.
투자 금액은 결코 타 구단에 뒤지지 않았다. 2003년 10월, '6년 40억원'의 초대박 FA계약을 터뜨린 정수근부터 최근까지 '먹튀'사례는 수없이 많다. 팬들이 롯데 구단을 '헛돈 쓰는 1등'으로 꼽는 이유가 있다.
롯데뿐 아니라 성적이 중하위권을 맴도는 팀의 공통적인 부진 원인은, 야구 비전문가인 계열사 임원의 연속적인 대표 발탁, 부적격자의 감독 선임이다. 현재도 A팀 구단 대표는 구단 간부들의 공식적인 건의는 무시하고, 외부 지인의 자문에 의존한다는 소문도 있다.
프로야구단의 주먹구구식 운영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선수 투자 금액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독립기업팀 키움 히어로즈가 어떻게 2013년부터 10년간 9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있는가를 상세히 분석하면 '모범 운영'의 답이 나올 수 있다(올해 포함 한국시리즈 3회 진출). 무작정 투자를 하기 보다 효율적인 업무 감사를 해서라도 구단 운영의 핵심을 명확히 짚어야 한다.
그룹 고위층의 더 주도면밀한 지원과 투자를 기대해본다. 본지 객원기자
스포츠한국 권정식 jskwo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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