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상인이 전한 사고 현장 "시신·비명..고담시티 같았다"

김민정 2022. 10. 31. 10: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당시 현장은 고담시티 같았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바로 옆 골목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가 한 말이다.

A씨는 참사가 발생한 곳은 보통 주말 저녁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골목이었다며 당일에는 사람들이 가게에 밀려들어 올 정도로 상당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당시 현장은 고담시티 같았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바로 옆 골목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가 한 말이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통제도 안 돼 있고 사람들은 아비규환에, 처음에는 심폐소생술(CPR) 하는 사람을 봤는데 실감이 안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참사가 발생한 곳은 보통 주말 저녁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골목이었다며 당일에는 사람들이 가게에 밀려들어 올 정도로 상당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전했다.

A씨는 “(해당 골목이) 평소 사람도 많기 때문에 지나가다 보면 부딪히기도 해서 사람이 많이 모이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며 “그날 토요일(29일)은 오후 6시부터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멈추고 걷고를 반복했다”고 했다.

A씨는 참사가 발생한 것을 당장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핼러윈이기 때문에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일을 하고 있었고, 너무 분주해서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했다”며 “처음엔 응급차와 구급차가 오기 시작해서 이제 좀 통제를 하는구나 했는데, 핸드폰에 진동이 너무 많이 와서 보니 이태원에 사고 났다고 가족들과 친구들의 연락이 와서 그때부터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가게 밖으로 나가봤다는 A씨는 “저쪽 투썸플레이스 앞에 보니까 얼굴이 가려진 시신들이 많았다. 제 앞에는 우는 사람들, 그리고 친구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뒤엉켜서 정말 이게 맞는 건가, 전쟁 같다고 하고 정말 참담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진행자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음악 소리가 너무 컸다고 하던데 멈출 수 없었느냐’고 묻자 A씨는 “보통 그쪽에서 있었을 때 바로 앞에 있는 가게도 상황을 인지하기가 너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도 1분 거리에 있는 가게지만 그 상황이 있는지 몰랐고, 그 앞에 있는 가게들은 아마 넘어진 거는 못 봤을 것”이라며 “그 자체가 너무 아비규환이라 사람들도 너무 많고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 바빴을 것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서로가 그 상황을 쉽게 인지를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 “가게에서 밤 11시 조금 넘어서 의자를 정리하고 사람들이 서서 먹을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분이 가게에 들어왔다. 햄버거 가게에서 갑자기 ‘슬리퍼 남는 거 있냐, 슬리퍼를 파느냐’고 물었다”며 “(당시에는) 아무리 핼러윈이어도 장난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분은 인파 속에서 밀려서 살아 돌아와서 신발이라도 어떻게 구해보려고 정신없는 상황에서 저한테 물어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11시 지나서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그리고 정말 울면서 친구 찾고 소리지르고 이런 상황이 너무 즐비했기 때문에 그때 상황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에서 발생한 인명피해는 30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파악된 수치(286명)보다 17명 증가했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설정하고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사고 수습을 위해 나서고 있다.

사망자에 대해서는 서울시·복지부 등과 합동으로 장례지원팀을 가동하고 부상자 치료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또 부상자 가족의 심리치료를 위해 국가트라우마센터 내 이태원 사고 심리 지원팀을 구성해 운영한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