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현장 의료진이 본 이태원 참사 “CPR 속도 조금 천천히…트라우마 치료 꼭 받으세요”

KBS 2022. 10. 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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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1시 23분 도착해보니..."많이 늦었다"- 의료진 최선 다하지만 사망자 늘어날 가능성- 심폐소생술, 분당 100회 속도로 힘껏 눌러야- CPR 때 심장에 혈액 모일 시간 필요.."속도조절"- 트라우마 증상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면 안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최경영의 최강시사>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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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1시 23분 도착해보니...“많이 늦었다”
- 의료진 최선 다하지만 사망자 늘어날 가능성
- 심폐소생술, 분당 100회 속도로 힘껏 눌러야
- CPR 때 심장에 혈액 모일 시간 필요..“속도조절”
- 트라우마 증상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면 안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최경영의 최강시사>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10월 31일(월)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노영선 교수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 최경영 : 사고 직후 현장에서 응급환자들을 치료했던 노영선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노영선 : 안녕하십니까?

▷ 최경영 : 지금 최초 신고는 10시 15분이었고 현장에 진입 가능했던 시간이 11시 23분 이렇게 제가 지금 알고 있는데요. 맞습니까?

▶ 노영선 : 맞기는 한데요. 최초 신고 된 시각과, 최초 신고가 돼서 소방이 먼저 현장에 도착을 했고 소방 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을 보고 사상자 수가 굉장히 많아서 저희에게 재난을 선포하고 재난으로 지원팀을 요청한 시각이 11시였습니다. 그랬고 저희는 11시에 출동명령을 받고 11시 23분에 현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 최경영 : 교통상황 생각하면 최단 시간에, 20분 만에 도착을 했는데 응급처치를 하기에는 그때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이미 늦었던 건가요? 어떻게 된 건가요?

▶ 노영선 : 사실 많이 늦었습니다. 이제 10시 15분에 최초에 신고가 되었을 때부터 아마 사건은 진행이 돼서 많은 인파들이 쏠려서 많은 분들이 압사가 되었을 거고 그게 이제 그때 당시에도 많은 분들이 현기증을 보인다거나 이런 증상을 호소했었는데 위에 쌓이고 쌓이고 하면서 아마 아래쪽에 있었던 분들은 호흡곤란이 지속이 돼서 아마 사망을 하셨을 가능성이 조금 있고. 저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환자들을 구조하는 데까지 시간이 지연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 많은 분들이 CPR을 하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사망을 선고하였습니다.

▷ 최경영 : 호흡곤란이 사망의 제1원인이라면 중상자 중에서 지금 하루 정도 있다가 사망하시는 분들은 어떤 이유 때문에 사망을 하시는 거예요?

▶ 노영선 : 사실 많은 부분이 처음에 증상 자체가 호흡곤란이었을 가능성이 있고요. 저희가 이제 호흡곤란. 그러니까 호흡곤란이 생겨서 혈액, 심장이 멈추고 나서 얼마 안 된 경우에는 CPR을 통해서 환자가 자발순환을 회복하는데 현장에서 그 자발순환을 회복해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환자들이 이제 자발순환을 회복했더라도 현장에서 오랜 시간 호흡곤란이 있었고 눌려 있었던 압박증후군이 발생을 했기 때문에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진행을 해서 사망하는 경우들이 발생을 합니다.

▷ 최경영 : 그렇군요.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군요, 이게. 그러면 중상자 중에서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 노영선 :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리고 저희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마 조금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 최경영 : 지금 59개 병원에 분산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사망자와 부상자가. 현재 시점에서 좀 더 지원이나 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없을까요?

▶ 노영선 : 현 시점에서는 사실 지금은 병원에 각 의료기관의 치료 능력 안에서 병원 환자를 분포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으로서는 더 필요한 것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최경영 : 서울대병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괜찮습니까?

▶ 노영선 : 네. 저희는 이제 총 4명이 이송이 됐었고 세 분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한 분은 지금 중환자실에서 케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의료자원이 부족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최경영 : 이런 경우에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특히 여성분들이 남성보다 2배 가까이 지금 사망자가 많거든요. 일단 이유가 뭔가요?

▶ 노영선 : 이게 이제 사실 이렇게 사람이 넘어지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아무래도 압박이나 하중을 받는 게 여성분들이 키가 작고 이러면서 훨씬 더 흉부 쪽에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거는 신체적인 한계이기 때문에 여성분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거를 미리 예방하겠다는 거는 어떤 방법에서,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사실. 인파가 몰리는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이런 예방책이라고 하겠습니다.

▷ 최경영 : 그렇군요. 이런 압사 사고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체격이 작고 약한 사람들 남녀 불문하고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군요. 현장에서 일반 시민들이 CPR을 막 했었잖아요. 이게 골든타임이 있을 텐데 몇 분입니까?

▶ 노영선 : 일반적으로 심정지의 골든타임은 4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하면 환자가 뇌 기능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가장 빠르게 가능한 한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게 좋고 4분이 지났다고 해서 시행하지 않는 거는 또 아닙니다. 젊은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사실 10분 있다가 심폐소생술을 해도 뇌기능 회복까지 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거든요. 그래서 작은 가능성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면 사실 환자가 명확한 사망의 징후가 없다면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사망 진단을 하기 전까지는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주는 것이 환자에게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최경영 : 그런데 사고 난 부상자를 옆에 다가가서 심폐소생술을 하기에는 겁나고 두려운 측면도 있잖아요.

▶ 노영선 : 맞습니다.

▷ 최경영 : 자신감을 갖고 대처를 해야 할 텐데 그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심폐소생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세요?

▶ 노영선 : 심폐소생술은 흉골의 가운데 부분을 그래서 보통은 젖꼭지와 젖꼭지 사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흉골의 가운데 부분에 손바닥 2개를 겹쳐서 분당 100회 속도로 3~5cm 누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게 굉장히 기억하기 어려우실 수 있는데 가슴의 가운데에 두 손바닥으로 힘껏 분당 100회 정도는 기억을 해주셨으면 좋겠고.

▷ 최경영 : 분당 100회.

▶ 노영선 : 분당 100회 힘껏 누르시면 됩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기억을 하시면 좋겠고. 그런데 분당 100회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아요. 이게 심폐소생술 이번에도 영상 같은 것들을 보면 일반인들이 심폐소생술을 굉장히 열심히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는 약간 속도가 빠르거든요. 그러니까 보통 현장에서는 대부분 다 흥분하시기 때문에 조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데 흥분을 가라앉히고 분당 100회 정도로 압박을 해주셔야. 천천히 하는 이유는 다시 심장에 피가 모여야 그 피가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심장에 피가 모이기 전에 누르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러니까 심폐소생술을 해주는 게 심장에 모여 있는 혈액을 머리와 몸으로 보내주는 건데 그 기간에 심장에 혈액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주시는 게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서 약간 속도를 조금 조절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최경영 : 분당 100회라고 하면 제가 템포로 봤을 때 하나, 둘, 셋 뭐 이렇게 하는 겁니까?

▶ 노영선 : 네, 맞습니다.

▷ 최경영 : 하나, 둘, 셋 빠르게가 아니고. 하나, 둘, 셋 이 정도. 이 정도가 분당 100회라고 말씀을 해주셨고요. 대규모 압사 참사를 직접 목격하신 분들 그다음에 사고 당시 보도를 지속적으로 접하는 시민분들, 영상 보신 분들 정신적인 충격이나 트라우마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죠?

▶ 노영선 : 맞습니다. 저도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에 하나고요. 현장에 계셨을 사실 많은 인파들이 당시 상황을 여과 없이 보셨거든요. 그리고 직후부터 굉장히 많은 영상들이 돌아다녔습니다. SNS를 통해서. 그래서 직후에도 인터뷰 때 말씀을 드렸었는데 이런 것들이 외상후증후군이라고 보통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것들을 과하게 노출시켜서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반드시 이런 상황을 목격하셨거나 혹은 그 영상 같은 것들을 보셔서 이게 자꾸 생각이 난다거나 가슴이 두근거림이 생긴다거나 혹은 불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주변에 신경정신과, 정신건강의학과의 치료를, 상담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최경영 : 혹시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나중에 어떤 우리가 흔히 울화병이라고 하잖아요. 갑자기 분노가 터진다거나 이런 증상으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까?

▶ 노영선 : 연구에 따르면 이게 이제 그 당시에 치료를 안 하고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는 경우 6개월에서 1년 후에도 그 증상이 반복되고 다른 질병, 다른 정신과적인 질환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 최경영 : 그렇다면 그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사람이 이성을 상실하거나 이럴 수도 있게 되는 거네요. 사실은 이런 트라우마 때문에.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 노영선 :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 최경영 : 의료진 지금 환자 구하기도 힘드실 텐데 앞으로 의료진 대응 방향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십시오. 간단하게.

▶ 노영선 : 저희는 일단 항상 그랬듯이 재난에 대해서 저희 서울시의 민관 경찰, 소방 의료진들이 매년 사실 이런 재해, 재난에 대해서 대응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응이 재난이라는 것이 이렇게 큰 규모의 재난은 아니었기 때문에 매년 재난훈련을 했던 것이 이번 재난에 대응하는 것에도 도움이 됐기는 하였으나 규모가 너무 대규모였고 저희들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던 부분이 있어서 조금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고 재난을 잘 마무리한 다음에 잘 브리핑 해서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도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일 거고 발생했더라도 발생한 다음에 빠른 대응과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최경영 : 9***님 “의료진들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런 말씀하셨네요. 이태원 압사 참사 직후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인 노영선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노영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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