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집에 ‘슬리퍼 파냐’ 물어봐, ‘고담시티’ 같았다” 이태원 상인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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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4명이 발생한 가운데, 사고 현장 근처에 있던 한 상인은 "고담시티 같았다"고 증언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30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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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주말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4명이 발생한 가운데, 사고 현장 근처에 있던 한 상인은 "고담시티 같았다"고 증언했다.
가상 공간인 고담 시티는 DC코믹스의 캐릭터 '배트맨'이 활동하는 사실상 무법지대에 가까운 도시다.
상인 A 씨는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제도 전혀 안 됐고, 현장도 아비규환이었다"며 "한 카페 앞에는 이미 얼굴이 가려진 시신이 많았다. 우는 사람, 친구를 찾는 사람 등 너무 많이 뒤엉켜 전쟁 같았다. 참담했다"고 했다.
그는 "자칫 폭동이 일어나면 감당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와 같이 일하는 동생들은 순간 너무 무서웠다"며 "누군가가 무슨 일을 일으켜도 통제가 안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사고 현장)바로 앞에 있는 가게도 상황을 인지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저도 1분 거리에 있는 가게지만 그런 상황이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진행자가 '누군가가 (가게 안으로)들어가 이런 일이 있으니 음악을 꺼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계속 모르고 진행됐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A 씨는 "가게에서 오후 11시 조금 넘어 의자를 정리하고, 사람들은 서서 (음식을)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갑자기 한 분이 들어와 슬리퍼 남는 것 파시냐고 물어봤다"며 "처음에는 햄버거 가게에 슬리퍼를 파느냐고 물어볼 수 있을까, 장난을 치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분은 살아돌아와 신발이라도 어떻게 하려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11시 지나서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울며 친구를 찾고 소리를 지르는 등 상황이 너무 즐비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303명이다.
직전 집계인 전날 오후 11시 기준 286명보다 늘었지만, 중상자는 36명에서 3명이 줄었다.
사망자는 1명을 제외한 15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1명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은 진행 중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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