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태원 참사 40분 뒤에야 첫 환자 이송.. 차량통제 했었어야"
- "일어나, 살 수 있어!" 이태원 참사에서도 하나 된 시민들
- CPR 못 하는 분들은 외투 벗어주고, 혈액순환 도와주기도
- 환자들, 대부분 창백했고, 복부 팽창 증세.. 장기 파열로 추측 이태원>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 대담 : 이태원 사고 응급구조 의료진 (익명)
☏ 진행자 > 이어서 시민 한 분의 목소리를 더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응급구조 활동에도 참여한 현직 의사이신데요. 전화로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죠?
☏ 의료진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어려운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태원을 지나던 길에 사고현장을 목격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현장에서 보신 그 눈으로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의료진 > 당시 저는 사고 발생 현장이랑 매우 근접한 도로 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요.
☏ 진행자 > 그게 몇 시였죠?
☏ 의료진 > 당시가 11시쯤이었습니다
☏ 진행자 > 11시요.
☏ 의료진 > 그러다가 11시 5분쯤 갑자기 구조대원분들이 골목에서 부상자를 긴급하게 이송을 하는 걸 목격을 하였고요. 그전에부터 이미 구급차랑 구조대원 분들이 되게 정말 분주하게 움직이시는 걸 목격을 했을 때는 당시에는 단순 그냥 사람 인원통제라든가 차량통제라고만 생각을 하였지만 이렇게 큰 참사가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 진행자 > 현장에서요. 선생님께서 심폐소생술 조치 등 구조작업에도 참여하셨다고 얘기를 들었는데요. 당시 소방당국 인력만으로는 대처하기가 어려웠던 상황으로 판단하십니까?
☏ 의료진 > 당시 현장에 계셨던 모든 경찰분들, 소방대원분들, 그리고 일반 시민 분들까지 모두 전부 다 최선을 다 하셨습니다. 각자 할 일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가 11시 10분쯤에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을 하여 직접 구조활동으로 투입을 하였는데 그 뒤로 CPR을 제가 30분 동안 할 때까지 구조대원 분들이 오시기까지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고요. 그 당시에 계속해서 구조하시는 구조대원 분들이 계셨지만 현장에 투입을 하셔야 하는 분도 계셨고 다른 환자분들도 케어하는 분들도 계셨고 하다 보니 정말 많은 인력이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선생님처럼 심폐소생술 조치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많았었나요, 함께 응급처치를 진행했던 분들이 좀 얼마나 되셨는지 기억이 나세요? 정신이 없으셨겠지만.
☏ 의료진 > 일단은 의학적 지식이 없으신 일반 시민 분들께서 당시 현장에서 느꼈을 때 자발적으로 도와주시러 오신 모습이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CPR이 가능한 당시 의료진들과 시민 분들이 교대로 진행을 했기 때문에 그분들만 이미 평균 세 분이 계셨고요. 그 외에 일반 시민 분들도 오셔서 양쪽 팔 다리를 주물러주면서 환자들을 보살펴주시는 분들까지 해가지고 환자 한 분당 보통 6명에서 7명 정도 둘러싸서 환자를 살리려고 다들 열심히 하셨습니다.
☏ 진행자 > 선생님 그 심폐소생술을 사전에 교육받지 않은 일반인이 그냥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환자에게 더 위험하다고 볼 수가 있지 않나요?
☏ 의료진 > 심폐소생술을 전문적으로 숙지를 하신 분들께서 하는 게 매우 좋기 때문에 당시 제가 있던 현장에서도 저를 포함해서 일반 시민 분들에서 대다수가 의료인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보통 의료인의 지시를 따라서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고요. 그리고 CPR이 가능하신 분들 위주로 교대를 하면서 CPR을 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본인들도 더 큰 욕심을 내지 않고 환자의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 본인의 외투를 덮어주던가 신발을 벗겨서 혈액순환을 도와주던가 하는 다른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 진행자 > 선생님 현장에서 목격했던 환자 분들의 상태는 어땠어요?
☏ 의료진 > 당시 그 환자 분들 대다수가 이미 심정지 상태로 맥박이나 호흡이 전혀 없었습니다. 도로로 이송 되었을 때 당시요. 11시 5분쯤. 그러다 보니 얼굴도 창백해지신 분들도 많이 계셨고 코피가 나거나 구강 내에 혈흔이 보인다거나 또 많은 분들이 저희가 CPR을 하는 상황에서 복부가 팽창하는 증상이 나타났는데요. 당시에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뉴스를 보고 압사사고라는 걸 알게 되고 사고 당시에 아마 강한 압력으로 인해서 장기들이 파열이 되어 출혈이 일어난 게 아닐까라고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럼 복부가 점점 팽창한 건 내부가 파열됐다, 그렇게 볼 수밖에 없나요?
☏ 의료진 > 정확한 원인은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당시 상황과 사고 현장을 보았을 때 아마 강한 압력으로 인해 강한 압박으로 인해서 내부 장기들이 파열이 돼서 그 안에서 출혈이 된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응급처치를 진행하는 순간 매 순간 정말 안타까우셨을 것 같은데요. 그중에서도 특히나 기억에 남는 그런 장면들이 있으세요?
☏ 의료진 > 일단은 저희처럼 환자 분들을 돌보는 게 일상인 분들보다 이런 일을 처음 겪으신 일반 시민 분들이 정말 많이 계셨는데요. 그 모든 분들께서 정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용기 내서 정말 작은 아이들부터 큰 어른들까지 다 적극적으로 오셔서 살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이렇게 진짜 심폐소생술 하면서도 옆에서 일어나 일어나 살 수 있어, 이런 식으로 외치면서 진짜 그 1시간 넘는 시간 동안 다들 그 상황을 떠나지 않고 도와주신 그 부분에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또 제가 마지막까지 케어 했던 환자 분이 계셨는데 그분을 CPR을 하였고 실제로 그분이 체온도 조금씩 올라오면서 맥도 희미하지만 두 번이나 다시 돌아올 정도로 살릴 수 있다라는 마음이 가장 컸던 분이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 분들도 정말 더 노력을 많이 해주셨는데 결국은 깨어나지 못하시고 그렇게 보내드린 것에 대해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 분들이 큰 아픔으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선생님 짧게요. 마지막으로 구조작업을 참여하신 입장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라고 생각하십니까?
☏ 의료진 > 흔히 얘기하는 저희 골든타임이라고 있습니다.
☏ 진행자 > 4분에서 5분이요.
☏ 의료진 > 네, 맞습니다. 실제로 심정지가 일어나고 온몸에 피가 돌지 않게 되었을 때 제일 중요한 뇌혈관에도 혈액이 공급이 중단되는데 사고 발생했을 때는 10시 20분쯤으로 알고 있었지만 제가 있던 위치에서는 11시 5분쯤에 첫 환자가 도로 위에 심정지 상태로 이송이 되었습니다. 이미 골든타임을 많이 지나갔는데요. 그분들이 아마 골목에서 바로 응급조치가 있었던 분들은 모르겠지만 이송이 된 환자 분들은 골든타임을 훨씬 지났기 때문에 현장의 많은 시민들, 구급대원 분들이 CPR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사망자가 계속 더 많이 발생했던 점이 그런 부분이지 않았을까. 구급차 구급대원 분들이 더 빠르게 신속하게 올 수 있는 차량통제 등 이런 사전조치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선생님.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의료진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부상자들의 심폐소생술 조치를 해 주신 시민 한 분과 얘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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