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서 CPR 처음 했다는 스페인 20대女 “돕고 싶었지만 내 앞에서 2명 죽었다” 절망

정재우 2022. 10. 3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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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 한 거리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당시 피해자들을 구조하고자 했던 한 외국인이 참담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애나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에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사고 지점 인근의 한 바에 있었다.

이윽고 오후 11시가 될 무렵 애나를 비롯한 일행은 구급차 소리와 함께 수많은 경찰들이 사방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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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일 오후 11시쯤 현장 인근 바 들렀다가 참상 목격
“최선 다했으나 이미 많은 이들이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호소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 한 거리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당시 피해자들을 구조하고자 했던 한 외국인이 참담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31일(영국 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에서는 사건 당일 현장을 방문했던 스페인 국적 애나(24)의 후기가 다뤄졌다.

애나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에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사고 지점 인근의 한 바에 있었다.

이윽고 오후 11시가 될 무렵 애나를 비롯한 일행은 구급차 소리와 함께 수많은 경찰들이 사방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발견했다.

애나는 “당시 경찰들은 거리의 사람들에게 ‘사망자들과 부상자들을 이송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며 “주변에 쓰러져있던 사람들은 모두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해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바 안으로 뛰어들어와 도움을 요청했다”며 “CPR 방법을 알고 있던 친구 2명이 뛰쳐나가 도와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분쯤 지난 뒤 그 친구들은 겁에 잔뜩 질린 채 돌아왔다. 그리고 울었다. 5~6명을 살리려 했으나 그들 모두 친구의 손에서 죽었다”고 절망했다.

이어서 애나는 “나는 즉시 밖으로 나갔고 젊은 여성 2명을 살리기 위해 뛰어갔다”며 “CPR를 할 줄 몰랐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최대한 구호 조치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손을 고정시키고 입을 벌리는 방법 등을 일러줬다”며 “나는 돕고 싶었지만 그 여성들 모두 숨을 거두었다. (구호 조치를 하던) 사람들 모두 최선을 다했으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절망했다.

애나는 끝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큰 충격으로 남는다”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31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집계된 이번 사고 피해자는 사망자 154명 및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이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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