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음악쇼 흥행 참패, 얼굴 아닌 시청률 가려야 [TV와치]

이해정 2022. 10. 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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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가수들이 줄줄이 무대 뒤로 사라지게 생겼다.

메타버스 무대라는 새로운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예능에서 '재밌진 않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라는 평이 얼마나 위로가 될진 모르겠다.

한때 음악 예능 명가로 불리던 JTBC도 '인생 리셋 재데뷔쇼-스타탄생'으로 메타버스 음악쇼의 산을 오르는 데에는 실패했다.

메타버스 음악쇼는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재밌는 예능으로서의 가능성은 아직 미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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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얼굴 없는 가수들이 줄줄이 무대 뒤로 사라지게 생겼다.

메타버스 무대라는 새로운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예능에서 '재밌진 않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라는 평이 얼마나 위로가 될진 모르겠다.

지난 8월 첫 선을 보인 MBN '아바타싱어'는 실제 가수들이 아바타로 무대에 등장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1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이목을 끌었지만 그 기대는 어색한 입 모양에서부터 처참히 부서졌다. '뚝딱'거리는 아바타싱어의 몸짓에서는 감동은커녕 웃음을 참기 힘들었고, 돌과 나비가 날아다니는 어색한 CG는 실제 목소리로 그나마 끌어올린 감탄조차 사그라들게 했다. 현실을 초월한 증강 현실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가짜가 오히려 실제 감동을 망치는 꼴이 됐다. 1.4%로 출발한 시청률은 곧바로 곤두박질쳐 8주째 0%대를 맴돌고 있다.

한때 음악 예능 명가로 불리던 JTBC도 '인생 리셋 재데뷔쇼-스타탄생'으로 메타버스 음악쇼의 산을 오르는 데에는 실패했다. '아바타싱어'와 유사하게 현직 스타들이 어플로 창조된 부캐(부캐릭터)를 통해 신인 가수로 재데뷔하는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일그러진 얼굴과 과도한 콘셉트는 헛웃음만 자아냈고 스타를 추측하는 과정도 '복면가왕'과 유사해 진부하기만 했다. 티저 영상에서 데뷔 이래 최초로 록스타로 변신한 가수 성시경만 우스워졌다. '아바타싱어'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마찬가지로 1%대 시청률의 늪에 빠졌다.

한 달 간격으로 연이어 '아바타싱어', '스타탄생'이 폐점 위기에 놓였는데도 눈치 없이 또 문을 연 TV조선 '아바드림'도 벗었던 베일을 다시 뒤집어써야 할 정도로 시청률이 폭락 중이다. 고인 김자옥, 김성재, 송해 등의 아바타 출연으로 감동을 겨냥하기도 했지만 눈물을 흘리다가도 유치한 무대들이 다시 감성을 메마르게 하기 일쑤다. 후발주자로서 '아바타싱어', '스타탄생' 등과 큰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프로그램명만 가리면 셋 중에 뭘 보는 건지 알 수 없는, 마치 야바위 게임을 하는 느낌마저 든다. 시청률은 1.9%로 시작해 1.0%까지 주저앉았다.

메타버스 음악쇼는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재밌는 예능으로서의 가능성은 아직 미비하다. 방송사에 신중한 투자자들을 불러 모아 보여줄 법한 영상은 되지만, 1초 단위로 바뀌는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강력한 매력 포인트는 없다. 분명히 어색하고 이상한데 꾹 참고 감상하기엔 좋은 음악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다. '이런 방송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아니라 '시청자가 좋아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을 때 선보였어야 했다.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로 인간미 넘치는 다른 프로그램 서너 개를 만드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사진=MBN '아바타싱어', JTBC '인생 리셋 재데뷔쇼-스타탄생', TV조선 '아바드림')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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