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애도기간이라더니…인천 합동분향소는 ‘공무원용’[이태원 핼러윈 참사]

박준철 기자 2022. 10. 3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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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가 텅 비어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망자 154명 중 인천시민은 6명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가 참사로 희생된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해 설치한 합동분향소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마련돼 썰렁하다.

인천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시민은 공식적으로 5명이라고 31일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참사로 숨진 인천시민은 공식적으로 5명이지만, 인천에 사는 우즈베키스탄 1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상자 중 중상자도 있을 수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인천시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다. 대회의실에 가려면 1층 경비실과 2층 계단입구에서 출입증을 대야 들어갈 수 있다. 인천시청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지만 안내판도 없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쉽지 않아 일부에서는 ‘공무원용 합동분향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서 합동분향소는 실내에 설치할 것을 원칙으로 해 대회의실에 마련했다”며 “합동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은 인천시청 경비실에서 방문증을 발급받아야 조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그동안 대형 재난사고 발생했을 경우 합동분향소를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조문할 수 있도록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 설치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0일 전국 17개 시·도에 보낸 ‘이태원 사고 관련 지역단위 합동분향소 설치 협조’ 공문에서 합동분향소 설치 장소를 ‘시·도 청사를 원칙’으로 했다. 다만 주민들이 접근하기 쉽고 질서가 유지되는 조용한 실내공간을 권유했다.

인천시가 설치한 합동분향소는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반면, 타 지역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설치했다. 전북은 별관 공연장 1층에 설치해 출입증이 없어도 방문할 수 있고, 전남은 도청과 도의회 사이 만남의 광장, 광주시는 출입증 없이 방문이 가능한 시청 1층에 설치했다. 이태원이 있는 서울 용산구도 녹사평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는 등 서울 25개 자치구도 구청광장과 구청 1층 로비 등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누구나 조문할 수 있게 했다.

인천시는 이태원 핼러원 참사와 관련해 5일 애도기간까지 축제·행사 취소를 안내했다. 11월에 개최되는 모든 축제·행사에 대해서는 안전요원 배치 등 현장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또한 200명 이상이 모일 땐 안전관리계획과 재해대처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은 11월1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릴 예정인 인천 문학경기장을 찾아 안전조치 등을 점검했다. 또한 남동구 모래내 전통시장을 방문해 화재 취약시설 등 안전 대비상황을 살펴봤다.

한편 인천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인천 합동분향소가 일반인들의 출입이 어렵다는 비판이 일자 조문기간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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