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심폐소생술 숙지 ‘필수’…골든 타임 내 실시해야

이승구 2022. 10. 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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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때 환자에 대한 구급대원 접근 늦어 피해 키워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은 4~5분…환자 생존률 3배 높여
가슴 분당 100~120회 속도로 30회 압박 후 인공호흡 2회 실시
현장에 ‘자동제세동기’ 있다면 심장충격 처치 신속하게 해야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 시민들이 119 구조대원들과 함께 환자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0여 명이 넘는 인명 피해를 일으킨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는 수백 명의 심정지 환자가 동시에 발생했지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할로윈데이 행사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거리에 가득하면서 구급대원들이 환자들에게 적시에 도착하지 못했고,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부족했던 것이 피해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을 하면 하지 않을 때보다 환자의 생존율이 3배 이상 높은 만큼, 일반 시민도 반드시 심폐소생술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1일 질병관리청·대한심폐소생협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멈췄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법이다. 

심장이 멈추면 혈액 순환이 중단되는데, 특히 뇌는 4∼5분만 피가 차단돼도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치명적인 만큼 골든타임 안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캡처
 
협회는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5단계의 ‘생존 사슬’을 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단계 사슬은 심정지 환자 발생을 인지한 목격자가 주변 사람 등을 통해 119에 전화해 구조요청을 하는 것이다.

2단계 사슬은 즉각적인 심폐소생술 처치다. 쓰러진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해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후 가슴압박을 성인 기준 분당 100∼120회 속도로 30회 시행한다. 깊이는 약 5㎝다. 초당 2회 정도로 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빠른 속도다. 

먼저 단단하고 평평한 곳에 환자의 등을 대고 눕힌 뒤 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면을 대고 양팔을 쭉 편 상태에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충분히 압박해야 한다. 한 번 압박된 가슴은 완전히 이완되도록 한다.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캡처
 
다음 단계는 인공호흡 2회 시행이다.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개방한다. 머리를 젖힌 손의 엄지와 검지로 환자의 코를 잡아 막고, 목격자는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을 완전히 막아 1초가량 숨을 불어넣는다. 또 숨을 불어넣을 때는 가슴이 올라오는지 눈으로 확인한다. 이후에는 입과 코를 개방해 공기가 배출되도록 한다. 

119 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또 다른 사람이 있다면 한 명은 가슴압박을, 다른 한 명은 인공호흡을 각각 실시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과정이므로,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5번 하면 서로 역할을 교대한다. 

3단계 사슬은 현장 주변에 ‘자동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AED)가 있다면 심장충격(제세동) 처치를 신속하게 하는 것이다. 먼저 장치를 소생술에 방해가 되지 않는 위치에 놓은 뒤 전원을 켠다. 장치에 있는 2개의 패드 중 하나는 오른쪽 빗장뼈 아래, 또 하나는 왼쪽 젖꼭지 아래 중간 겨드랑이 선상에 각각 부착한다. 이 과정에서 패드와 장치가 연결돼 있는지 확인한다. 

장치에서 “분석 중”이라는 음성이 들리면 환자에게서 손을 뗀다. “심장충격이 필요합니다”라는 음성이 나오면 장치는 자동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기 시작한다. 수초 뒤 ‘심장충격 버튼’이 깜빡거리면 버튼을 눌러 시행한다. 이때 반드시 다른 사람이 환자에게서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심장충격 이후에는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30회·2회 비율로 다시 시작한다. 장치는 2분마다 심장 상태를 분석하게 돼 있다. 이 과정을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지속한다.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캡처
 
이후에는 의료 기관의 몫이다. 병원에 도착한 뒤 효과적인 전문소생술(네 번째 사슬)을 실시하고, 심장박동이 회복되면 관상동맥중재술 등 통합적인 치료(다섯 번째 사슬)를 한다.

협회는 “1∼3 단계 생존 사슬은 심정지가 발생한 현장에서 목격자에 의해 시행되므로, 환자의 생존은 목격자에 의해 좌우되는 셈”이라며 그 방법을 반드시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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