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정거장 완공 눈앞…오늘 마지막 모듈 발사
국제협력 포함해 10년간 1000개 이상 실험 예정
중국의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중국 국가우주국(CNSA)은 31일 오후 4시37분(한국시각)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톈궁의 마지막 모듈이자 세번째 모듈인 멍톈을 창정5B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멍톈은 8월 초 이곳으로 옮겨져 발사 대기중이었다.
올해 말까지 멍톈 설치가 완료되면 2020년 4월 핵심 모듈인 톈허 발사로 시작된 T자형 우주정거장 톈궁 구축 작업이 1년8개월만에 마무리되게 된다.
톈궁은 톈허와 주거 및 실험실 겸용인 원톈, 그리고 실험 전용인 멍톈으로 구성돼 있다. 멍톈에는 원심분리기, 저온실, 고온 용광로, 원자시계 등이 갖춰진 20개 이상의 작은 실험실이 설치돼 있다. 톈궁에선 앞으로 10년 동안 1000개 이상의 과학 실험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른 나라 과학자들도 톈궁 실험실을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은 톈궁 건설을 마치면 유엔우주국(UNOOSA)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한 우주에서의 DNA 변이 추적 등 9개의 국제 실험을 처음으로 실시한다. 여기엔 일본,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17개국 23개 연구기관의 과학자 42명이 참여한다.
중국과학원의 우주과학공학센터 책임자인 장 웨이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식물세포와 뼈, 근육에 미세중력이 끼치는 영향 연구를 비롯한 25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의회 승인 없이 중국과의 우주 협력을 금지한 미국의 울프수정안에 따라 미국은 톈궁 실험에 참여하지 않는다.
올해 말 선저우 15호 발사…첫 공식 활동 시작
중국은 톈궁 조립이 완료되면 올해 말 화물우주선 톈저우 5호와 유인우주선 선저우 15호를 보낸다. 이때 선저우 14호 우주비행사들과 첫 정식 임무를 수행하는 15호 우주비행사들의 임무교대가 이뤄진다. 톈궁의 정원은 3명이지만, 교대 기간 중엔 원톈 모듈을 임시 객실로 사용해 6명이 머물게 된다.
톈궁은 길이 37미터, 무게 100톤으로 길이 109미터, 무게 450톤인 16개 모듈의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크기는 3분의1, 무게는 5분의1 수준이다. 퇴역한 러시아 미르 우주정거장과 비슷한 크기다.
비행 궤도는 텐궁이 평균 고도 390km로 국제우주정거장(410~420km)보다 조금 낮다. 설계 수명은 10년이다. 중국은 매년 유인 우주선 2개와 화물우주선 2개를 발사해 톈궁의 활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2023년 발사하는 지름 2미터의 우주망원경 슌톈은 급유 또는 유지 보수를 위해 톈궁과 도킹한다. 이 우주망원경은 허블보다 시야가 300배 넓다.
중국유인우주공정사무실 하오춘 주임은 “더 많은 실험을 수행하고 우주비행사들에게 더 좋은 생활 조건을 갖춰주기 위해 새로운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톈궁은 구성 모듈을 6개까지 늘릴 수 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중심이 돼 운영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은 20년이 넘어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다. 미국은 국제 협력을 통해 일단 운영 시한을 2024년에서 2030년으로 연장하고 이후엔 민간 우주정거장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자 우주정거장 철수 카드를 꺼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시한 연장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국제우주정거장 시한 연장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동안 중국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로켓 잔해 어디로 떨어질지 몰라 불안
문제는 임무를 마친 로켓의 잔해가 어디로 떨어지느냐다. 궤도 진입 전에 탑재체를 분리하는 보통의 다른 로켓과 달리, 창정5B 로켓의 1단추진체는 궤도까지 올라가 탑재체를 분리한다. 따라서 약 일주일간 우주를 떠돌면서 서서히 낙하하기 때문에 정확한 낙하 시기와 지점을 지상에서 통제할 수 없다.
게다가 무게가 23톤으로 덩치가 커서 대기권 재진입시 다 타지 않고 상당량의 잔해를 남긴다. 전문가들은 전체의 20~40%가 지상 또는 해상에 추락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2020년에는 창정5B호의 잔해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떨어져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중국 우주정거장은 41.5도 경사각으로 지구를 돈다. 따라서 이곳을 향해 발사된 창정5B 로켓은 북위 41.5~남위 41.5도 사이 어딘가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우주쓰레기의 낙하 잔해로 인해 숨진 사람은 없지만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된 한 연구는 향후 10년 안에 우주쓰레기로 인명 피해가 일어날 위험을 10%로 예측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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