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 아닌 중기전···키움은 왜 다시 ‘3선발제’를 들고 나왔을까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KT 선발투수는 해당 시리즈 첫 마운드에 오르는 배제성이었다. 이에 맞선 두산의 선발은 곽빈이었다. 두산은 1차전 선발이던 곽빈을 4차전 선발로 다시 올렸다. 3패로 몰린 가운데 벼랑 끝 승부를 벌인 것이지만, 선발로 올릴 만한 마땅한 투수가 없는 탓이었다.
한국시리즈는 4선발제가 보편화돼 있다. 2020년 한국시리즈 NC-두산전과 2019년 한국시리즈 두산-키움전에서도 양 팀 모두 선발 4명으로 시리즈를 치렀다.
키움은 이번에도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외국인투수의 줄부상으로 3선발제 운영이 불가피했던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두산과 달리 키움은 4선발제로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는 자원이 있다. 그런데도 선택은 3선발제다. 플레이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선발 자원인 정찬헌과 한현희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했다. 또 다른 선발 투수 최원태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중간계투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비슷한 패턴으로 마운드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에는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가 차례로 마운드에 오르는데 7차전까지 벌여야 한다면 최대 3차례 선발로 등판하는 투수가 나올 수도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엔트리 발표와 함께 ‘3선발제’ 운영 골격을 이미 예고했다.
키움이 3선발제를 선택한 것을 ‘데이터 문제’만으론 해석하기 어렵다. 예컨대 정찬헌은 플레이오프 상대였던 LG에는 약세를 보였지만, 올해 SSG를 만나서는 5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 4.71로 무난한 피칭을 했다. 특히 몸에 에너지가 넘치던 전반기 3경기에서는 2승1패 평균자책 2.81로 좋았다.
한현희의 경우, 올해 SSG전에서 기복을 보이기는 했지만, 6차례(선발 2회)나 등판할 만큼 활용도가 높았다. 평균자책은 4.91로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18로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올시즌 SSG 상대 키움 투수들의 평균 WHIP인 1.49와 비교해도 빛난다.
이에 키움이 4선발을 꾸릴 자원 문제에 부딪힌 것은 아니었다. 체력 소진을 하고 사흘 만에 등판하는 2선발(요키시)과 체력 문제가 없는 4~5선발 중 어느 쪽이 더 까다로운 공을 던질지 단정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키움의 선택은 흐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지는 흐름에 무게를 두고 한국시리즈 선발 운용법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은 정규시즌에도 불펜 운용 등에서 흐름이 좋을 때면 같은 패턴을 한동안 유지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초반 판도가 더욱 중요한 무대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기도 하지만 4번이나 먼저 이겨야 하는 중기전이다. 전력질주하듯 3선발제로 나선 키움으로서는 열세 속에 시리즈 중반을 맞는다면 체력 소진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키움은 다시 ‘모험’을 걸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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