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王에 폭탄 던진 이봉창 의사 선서문 '보물' 된다

유승목 기자 2022. 10. 31. 10: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예고…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보물서 국보로
이봉창 의사 선서문(왼쪽)과 이 의사의 한인애국단 입단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독립기념관

"나는 적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야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야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기로 맹서하나이다. 대한민국십삼년십이월십삼일 선서인 이봉창."

1931년 12월13일 이봉창 의사(1900~1932년)가 일본에 대한 항쟁을 다짐하며 국한문 혼용으로 작성한 선서문이다. 이 글은 김구가 결성한 항일독립운동단체인 한인애국단(韓人愛國團)에 제출됐다. 이날 서명을 마친 이 의사는 안중근 의사의 막내동생이자 한인애국단 임원이었던 안공근의 집에서 이 선서문을 가슴에 달고, 양손에 수류탄을 든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교과서 등에서 볼 수 있는 그 흑백사진이다.

'이봉창 의사 선서문'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이봉창 의사 선서문을 비롯한 근대 등록문화재와 고려·조선 시대 전적 6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백제시대 공예품의 정수(精髓)로 알려진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益山 彌勒寺址 西塔 出土 舍利莊嚴具)'는 보물에서 국보로 격상해 보존키로 했다.

이봉창 의사 선서문은 이 의사가 한인애국단 제1호 단원으로 입단하면서 선서한 당시 작성된 문건이다. 이 의사는 선서를 한 이듬해 일본 도쿄 연병장에서 관병식을 끝내고 경시청 앞을 지나가던 히로히토 일왕에게 폭탄을 투척한 '이봉창 의사 의거(동경의거)'를 벌이고, 같은 해 사형선고를 받아 순국했다.

이봉창 의사 의거는 이후 일제가 한국과 중국의 항일운동을 무력으로 억압하고,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공원 의거'가 거행됐단 점에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문화재청은 이 의사의 독립의지가 담긴 선서문 역시 항일투쟁 역사를 증명하는 산물로 한국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유물이란 평가에 따라 보물로 지정되는 게 마땅하단 판단을 내렸단 설명이다.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구(사리봉영기-앞). /사진제공=문화재청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 예고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서탑 심주석(탑 구조 중심을 이루는 기둥)의 사리공(불탑 안에 사리를 넣을 크기로 뚫은 구멍)에서 나온 유물이다. 사리장엄구는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쓰는 용기나 함께 봉안되는 공양물 등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해당 사리장엄구는 백제 무왕 40년인 639년 절대연대를 기록한 금제 사리봉영기와 함께 금동사리외호, 금제 사리내호, 각종 구슬과 공양품을 담은 청동합 6점을 포함해 총 9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금제사리봉영기는 미륵사지 사찰을 창건하고 기해년(己亥年·639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은 193자가 새겨져 있다. 그간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밝힌 계기가 됐다. 서체 역시 곡선미와 우아함이 살아있어 백제서예의 수준을 보여주고, 한국서예사 연구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백제 왕실에서 제작후 봉안할 당시 모습 그대로 발굴돼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에 있어 절대적 기준이 된다는 평가다. 제작 기술면에서도 최고급 금속재료와 기술을 활용해 탁월한 예술품으로 승화시켜 한국공예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유물로 위상이 높다. 문화재청 측은 "7세기 전반 백제 금속공예 기술사를 증명하는 한편, 동아시아 사리공예품의 대외교류를 밝혀주는 자료"라며 "역사·학술·예술적 가치가 매우 커 국보로 지정해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소 적개공신교서. /사진제공=문화재청

이 밖에 고려 11~12세기에 만들어진 불교경전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66(初雕本 瑜伽師地論 卷六十六)'과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大方廣佛華嚴經疏 卷八十八)', 종로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 22권 14책', 고려~조선 초기 농업경영 대표서적으로 조선 초기 급속활자를 사용해 인쇄된 '사시찬요(四時纂要)', 경주손씨의 후손 손소(孫昭·1433~1484)가 하사받은 '손소 적개공신교서(孫昭 敵愾功臣敎書)' 1점이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되는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 7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前 LG·KIA 치어리더 김유나, 이태원 참사로 사망…향년 24세[영상]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관객 난입 몸싸움'이태원 참사' 꿈에서도…영상·사진만 봐도 PTSD 유발 '경고'"송중기·김태리 데이트" 사진의 반전…알고 보니 현빈·손예진6층 창문으로 들이닥친 외국인…30대 여성, 새벽 3시 '봉변'
유승목 기자 mok@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