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조동찬 "구조 골든타임이 4분? 압사는 130초가 안 돼"

2022. 10. 3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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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사사고 치명률 56%…CPR효과 낮아
- 공포심에 현장 합리적 조치도 어려움
- 유족, 목격자 급성스트레스장애 우려
- CPR 더해 인공호흡 교육도 고려해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2년 10월 31일(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김태현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동찬 : 안녕하십니까.

▷김태현 : 희생자가 지금 150명을 넘었습니다. 이걸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봐야 되는 거죠?

▶조동찬 : 저도 이런 압사 사망사고를 제대로 취재한 건 어제가 처음이었는데요.

▷김태현 : 그러시겠죠. 이런 사고가 없었으니까요, 그동안.

▶조동찬 : 우리 화면에서 많은 분들이 정말로 시민들이 의식을 발휘해서 CPR을 해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너무 크게 나왔잖아요. 그래서 저렇게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CPR을 했는데도 왜 많은 희생자가 났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압사사고의 치명률은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니까 이걸 체계적으로 조사한 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근의 논문에서 치명률이 무려 56%로 나오거든요. 왜 그러냐 하면 단순히 심장이 멈추는 게 아니라 이 압력이 나의 심장을 눌러서 위에 나의 상체에 해당하는 혈관과 기도를 손상시킵니다. 그러니까 그냥 정상적인 구조, 심장만 돌아오면 되는 구조가 아니죠.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내부 장기까지 파열되고요. 그런데 내부 장기까지 파열된 상태에서는 아무리 CPR, 응급처치를 잘해도 살기가 어렵고요.

▷김태현 : 단순히 심정지의 문제가 아니고.

▶조동찬 : 그리고 기도와 상부의 혈관이 손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골든타임 4분이라고 하잖아요. 아닙니다. 뉴욕대 연구소에서 압사에 관련된 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은 130초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2분 정도가 훨씬 더...

▷김태현 : 그건 왜 그런 거예요?

▶조동찬 : 그러니까 훨씬 더 빠르게 응급조치를 해야 되는 더 위급한 상황이라는 거죠. 그리고 이미 가슴에 압력이 대단히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히 CPR만 가지고 소생시키기는 어렵다. 고농도 산소와 인공호흡기 치료가 동시에, 실은 더 먼저 해야 한다. 그러니까 제가 이걸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되나 취재했는데 결론을 제가 어떻게 내렸냐 하면요. 압사사고의 응급처치 대응은 무의미하다. 물론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조금이라도 어쨌든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우리가 중점을 둬야 되는 것은 압사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응급처치를 잘할 것이냐가 아니라 이런 사고를 아예 안 만들어야 합니다. 의학적으로 해결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예를 들면 댐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지 댐이 무너져서 마을이 수장되지 않도록 해야 되지 댐이 무너져서 마을이 수장됐을 때 거기서 생존하는 법, 이런 것을 논의하는 것은 정말 훨씬 순위가 떨어지는 그런 논점이겠죠.

▷김태현 : 그러면 현장에서 소위 말하는 골든타임 4분 동안. 4분도 지났죠, 사실. 현장 접근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니까. 골든타임이라고 말하는 4분 내에 CPR을 했어도 쉽지 않았을 수 있다.

▶조동찬 :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골든타임 안에 하고 그리고 병원에 이송해서 고농도 산소와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명률을 계산했는데도 56%입니다. 그런데 그 논문 저자들의 주장은 뭐냐 하면 56%밖에 안 되니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거예요. 그전에는 너무 치명률이 높으니까 포기했었던 모양이에요, 각국의 의료진들이. 포기하지 말자는 건데 저희는 그것도 몰랐죠. 압사사고를 당했을 때 심정지가 온 사람의 치명률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었던 거죠.

▷김태현 : 그래도 일단 현장에서 안 하는 것보다는 CPR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확률상으로 생존을 높일 수 있으니까.

▶조동찬 : 그러니까 CPR을 안 하면 아예 가능성이 없고요.

▷김태현 : 확률이.

▶조동찬 : 그러니까 해야죠. 만약 그런 사고가 또 벌어지면 해야 되는데 우리는 뭐냐 하면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더 노력을 해야 되는 거죠.

▷김태현 : 현장 영상 보셨을 것 아니에요. 제때 CPR 하기가 어려웠던 상황인가요? 보시기에.

▶조동찬 : 일단 이것도 논문으로 명확하게 기술돼 있습니다, 여러 논문에. 그런 사람이 몰려서 압사사고가 나는 현장은 그야말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이 공포심에 싸여 있기 때문이고요. 그리고 거기에 대개 엉켜 있는 사람들을 아주 합리적으로 의학적으로 그 환자들의 손상 없이 구해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그냥 빨리 구조하기 위해서 그 엉켜 있는 사람을 이송시키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아요. 잘못된 자세에서 무리하게 견인하면 당연히 신체에 무리를 주니까요. 그러니까 거기서는 사실 합리적인 의학적 판단, 재난응급의료대응팀이 정말로 효율적으로 의료적 역량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너무나 많은 사례에서 기술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거기서 뭔가 이런 압력사고, 밀린 압사사고에서 합리적인 의료대응체계를 만들자? 아니요, 그런 건 없습니다. 모든 논문은 그런 사고를 막는 데, 그런 데 재난의료에 역점을 두었고 다만 만약 한다면 그래도 살릴 수 있다면 우리가 최선을 다하자. 그런데 되게 중요한 것은 CPR뿐만 아니라 인공호흡도 되게 중요하다. 그러니까 지금 중환으로 있는 분들 중에서도 생명은 있으시지만 뇌손상이 의심되는 분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의료진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 사실 일반인은 CPR밖에 할 수 없는데 조금 더 구조대가 일찍 도착해서 구조대는 어쨌든 인공호흡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점들은 조금 아쉽다. 단 1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는 데 있지 않았을까, 그런 점이 좀 아쉬운 부분이죠.

▷김태현 : 경상자분들이나 거기서 영상물 옆에 응급조치하고 앉아 계시는 분들 있더라고요. 그분들은 응급조치받고 댁으로 귀가하셨을 것 같은데 그분들이 나름대로 깔림사고를 당한 거잖아요.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 뭐 있어요, 그런 분들은?

▶조동찬 : 이분들은 눌렸으니까 흉통하고 그다음에 눌린 부분들의 얼굴이 붓는 느낌, 호흡이 곤란하고 두통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통증이 어제보다 나아지면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통증이 그게 흉통이든 두통이든 안면통증이든 어제보다 전혀 나아지지 않고 되게 불편하고 어제보다 더 심해진다 그러면 바로 병원에 가셔야 되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 걱정되는 게 이게 대국민 트라우마도 되겠지만 유족들 그리고 현장에 계셨던 분들한테는 어마어마한 트라우마입니다.

▷김태현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말하는 거예요?

▶조동찬 : 아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논할 때도 아니에요. 그건 한 달이 넘어야 되니까. 급성 스트레스 증후군이죠. 지금 당장 문제이신 거예요. 그리고 이게 오래되면 10년도 넘게 가거든요. 우리 씨랜드 참사 때 10년 넘게 고통을 받으신 분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도 해야 되지만 어쨌거나 거기에 외상성 증후군으로 앓으신 분들은 10년 넘게 고통을 받으신 분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도 해야 되지만 어쨌거나 거기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정말 최대한 주변에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요청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김태현 : 현장에 계셨던 분들.

▶조동찬 : 그러니까 그게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요청하시고 그리고 현장에 계셨던 분들의 가족이나 지인분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금부터 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정부에서 사상자 가족에 대한 심리치료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있는 건가요?

▶조동찬 : 대응팀이 세월호 때 이런 게 조금 갖춰졌어요. 그래서 지금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들이 팀을 갖추고 있고 거기에 상담사가 있으니까 네이버나 다음에 상담센터 치시면 바로 전화번호, 연락처 뜨거든요. 그런 쪽으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김태현 : 거기 가셔서 현장에 계셨던 분들도.

▶조동찬 : 현장에 계셨던 분들 그리고 이 사건에 관련돼서 힘이 드시는 어떤 분들이라도.

▷김태현 : 앞서 사실은 저희가 영상으로도 보셨지만 응급구조사분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계시던 시민들도 CPR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요새는 학교나 직장에서도 이걸 기본적으로 교육시키는 곳들이 있으니까,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기 위해서. 앞서 그런 문자가 들어왔어요. 나는 이거 하는 방법 모르는데, 학교에서도 안 배웠고 직장에서도 안 배웠으니까. 혹시 이런 일 있으면 옆사람을 도와야 되니까 CPR 하는 방법 좀 알려달라는 문자가 들어왔는데.

▶조동찬 : 정말 이건 저희가 별도로 한번 기획하고 있는데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심장은 보통 사람 대부분이 왼쪽 가슴에 있는데 심장 자체를 누르는 게 아닙니다. 심장은 가슴의 케이지죠. 닫힌 공간을, 심장의 공간을 눌러서 그 공간의 압력으로 심장을 짜는 것이거든요.

▷김태현 : 심장 자체를 누르는 게 아니라.

▶조동찬 : 갈비뼈가 있어서 우리가 아무리 심장을 누르고 싶어도, 아무리 해도 안 눌러져요. 그래서 명치 있잖아요. 그게 상황에 따라서, 그러니까 이게 어느 쪽에 있으시냐에 따라서 헷갈릴 수 있는데 그러지 말고요. 명치 쪽을 엄지손가락에 베이스를 대고 팔을 뻗어야 힘이 그대로 전달되니까. 그런데 세기는 조금 강해야 됩니다. 정말 강해야 됩니다. 실은 그런 상황에서는 우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정말 세게 해야 되고 100~120회인데 대단히 힘들어요. 그래도 한 100회 정도를 생각하시고 해야 됩니다. 그런데 CPR이 어느 정도냐 하면 의사들도 하면 토가 나올 정도로 되게 힘든 것이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혼자서 하시기는 되게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해야 된다면 강해야 되고 한 100회 정도로 빨라야 된다. 그다음에 인공호흡은 이런 상황에서는 호흡이 더 중요했는데 호흡은 조금 어려워요. 왜냐하면 내가 들어가는 내쉬어주는 숨이 환자에게 온전히 들어가는 것을 잘 확인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뭐냐 하면 기도가 잘 유지돼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몸의 중심을 가운데로 두고 내가 부는 바람이 다른 쪽으로 새지 않게 코를 막고 그다음에 온전히 들어가게 하는 게 원칙입니다. 물론 혀나 이런 것들이 막을 수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하고 해야 되는데 그래서 사실 인공호흡은 일반인이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우리가 이 부분을 가슴 압박 CPR로 단순화시킨 것이기는 한데 다만 어제 같은 상황에서는 인공호흡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그런 부분 때문에 학교에서도 조금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어쨌든 제가 들어보니까 심장마사지가 아니라 명치 끝을 오른손바닥으로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세게 해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조동찬 : 부러지면 안 되지만 강하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김태현 : 인공호흡은 내가 불어내는 숨이 밖으로 빠지면 안 되니까 인공호흡 당하는 사람의 코를 막고.

▶조동찬 : 기본은 내가 불어내주는 숨이 환자의 기도까지 온전하게 들어가는 게 원칙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SBS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 모시고 어제 이태원 참사에 관련한 얘기부터 CPR이나 인공호흡 간단히 하실 수 있는 법까지 얘기 들어봤습니다. 조동찬 기자,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동찬 :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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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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