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태원 참사, 137명 경찰로 13만 명 통제? 당연히 역부족”
- 참사 골목, 좁고 긴 비탈길이라 내부 공간이나 다름없던 조건
- 골든타임 안에 조치만 했어도 생존율 꽤 높았을 것
- 구조대, 빨리 출동했지만 현장 접근도 어려워.. 골든타임 넘겨도 한참 넘겨
- 인원 통제? 골목들 미로형이라 인원 제한 자체가 어려웠을 것
- 사고 지점 인근 등 위험한 장소 통제 못한 것 결정적 요인 될 수도 이용재>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 대담 :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진행자 > 저는 지금 김종배 진행자의 휴가로 대리 진행을 맡고 있는 장성철입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를 전화로 연결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용재 > 예, 나와 있습니다.
☏ 진행자 > 06시 기준 사망자는 154명, 부상자는 총 149명에 달합니다. 역대 최악의 압사사고에 사상자 규모도 최대 수준인데요. 이렇게까지 피해가 컸던 이유 뭐라고 보세요?
☏ 이용재 >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요. 우선은 이태원 사고가 났던 지역의 장소적인 어떤 특징, 특성, 위험성 그것이 가장 중요한 사고 원인이라고 보고요. 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보시다시피 사고 난 지점이 굉장히 좁고요. 3m 될까말까 하는 그런 도로폭과 그게 또 짧지도 않고 약 40~50m로 굉장히 길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인파들이 뿌렸을지 했을지 모르는 물 같은 것도 바닥에 있어서 미끄럽고 더더군다나 경사도 10도 정도 되는 비탈길입니다. 좁고 긴 비탈길이고 거기가 많은 사람들이 운집되어 있다 보니까 굉장한 소음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그중에 어느 한 사람만 넘어진다 하더라도 그냥 연속적으로 넘어가고 그 사람들이 걸어가는 영상을 보면 그냥 내 의지로 걸어간다라기보다는 그냥 뒷사람들,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떠밀려서 이렇게 그냥 물 흐르듯이 이렇게 흘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현장에서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던 아주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죠.
☏ 진행자 > 보통 압사사고라고 하면요. 폐쇄된 공간이나 행사 현장에서 일어나곤 하는데 거리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건 저희가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까요?
☏ 이용재 > 그렇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압사 사고는 사실 이렇게 개방된 공간에서는 잘 일어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여기 특성을 보면 틀림없이 개방된 외부 공간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상황을 보면 이게 일부 공간이기는 하지만 내부 공간하고 별로 다를 바가 없는 조건을 가졌던 거죠. 양쪽이 뚫려져는 있다고는 하지만 이게 거의 막혀 있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위험한 속에서 이게 물 흐르듯이 이 사람이 흘러가는 거죠.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참혹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겠느냐 이런 판단을 해 보는 거죠.
☏ 진행자 > 대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골목이 경사도 10도 정도의 내리막길이라고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 이용재 > 네.
☏ 진행자 > 그 주위에 대략 1천여 명이 몰렸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는데 앞쪽에서부터 차례로 사람이 넘어지면서 5, 6겹으로 쌓였다는데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압력이 몰린다고 저희들이 봐야 되나요?
☏ 이용재 > 그냥 단순 계산해서 5, 6겹이라고 하면 정확한 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영상을 보면 나오죠. 성인의 몸무게가 체구가 작은 분들은 한 50kg 내지 한 80kg 그 사이 아니겠어요. 그러면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5, 6겹이면 50kg만 보면 한 250kg부터 300kg, 그 다음에 그 이상이라면 한 400kg, 그 사이의 압력이 단순 계산해서 가해지는 거고요. 더더군다나 그것이 딱 밑에 있는 사람이 몇 명이냐 위에 있는 사람이 몇 명이냐에 따라서 그 수치는 달라질 수는 있죠. 그러면 그냥 통념적으로 봤을 때 최소한 맨 밑에 있는 사람 기준으로 300kg 내지 500kg 이상의 압력이 무게가 가해졌을 거라고 보는 거죠.
☏ 진행자 > 300kg에서 500kg예요.
☏ 이용재 > 예, 그렇다면 그 밑에 있는 사람은 가장 밑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신체적인 특성에 따라서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충분히 압사될 만한 조건이라고 보는 거죠.
☏ 진행자 > 밤 11시 이후에 구조 활동이 본격화됐는데요. 피해자 대부분이 처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하지 않습니까, 사실상 골든타임을 놓쳐서 많은 인명이 희생됐다고 봐야 할까요?
☏ 이용재 > 그렇습니다. 그게 가장 안타까운 아주 핵심적인 부분이 되겠는데 제가 보도나 이런 걸 보면 구조대들이 현장 인근까지 도착하는 데는 3분, 4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아주 빠른 시간에 도착은 했지만 다른 사고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 인근까지는 굉장히 신속하게 도착을 하는데 이번에는 더더욱 거기 인파가 너무 많다 보니까 정작 그 압사자들이 있는 데, 심정지 되어 있는 인파들이 있는 곳까지 구조대원이 접근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과 시간적인 지체가 왔던 거고요.
☏ 진행자 > 화면에서 보이더라고요.
☏ 이용재 > 보통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것이 4분 정도나 5분 정도인데 벌써 사고는 일어난 지가 꽤 됐고 현장에 구조대원이 빨리 도착했더라도 압사자가 있는 데까지 인파를 파헤치고 가는 데 또 상당한 시간이 지체가 됐고 또 현장 바로 압사자가 있는 데까지 왔다 하더라도 이게 뒤에 위에 사람은 차곡차곡차곡 여러 겹으로 쌓여져 있고 위에 있는 사람부터 빨리빨리 이거를 제거한다고 그럴까요. 내려놓은다고 할까요. 그러기도 어려운 여건이죠. 왜냐하면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물건이라면 어떻게 확 밀어버린다고는 하지만 주변에 사람이 아주 꽉 차져 있는 상태에서 그 위에 있는 사람을 내리기도 어렵고 또 맨 밑에 있는 사람을 강제로 완력으로 끌어낸다고 하면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도 용이한 상태가 아니고 그러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골든타임은 한참 넘어간 거죠. 넘지 말아야할 선까지 다 넘어간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의 힘이 역할이 투여되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참 안타까운 경우죠.
☏ 진행자 > 교수님 골든타임이라는 게 심정지가 되고 나서 4, 5분 정도가 지나면 다시 되살리기 어렵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나요?
☏ 이용재 > 그렇죠. 그 4, 5분 안에 어떤 심폐소생술이 들어가거나 처치가 들어가게 되면 생존율이 꽤 높아지지만 그 골든타임이 지나서는 지난다고 해서 무조건 사망하는 건 아니지만 생존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죠.
☏ 진행자 > 당국이 어제부터 현장감식을 시작했고 인근 CCTV도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사고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을 거다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용재 > 그거 쉽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게 어떤 일반적인 범죄라든지 방화 같이 누가 어떤 특정범인이 뭔가를 액션을 취하는 것이 있는 사고가 아니에요. 이거는요. 그러다 보니까 그 원인이 명확하게, 원인은 기본적인 건 어느 정도 나왔지만 명확하게 그 원인이 누가 또는 어떤 이벤트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라고 귀결되기는 열심히 조사는 하겠죠. 관계기관에서요.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직접적인 원인이 규명되기는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정부와 구조 당국의 대응은 어떻다고 지금 보고 계세요? 일부 보도에 따르면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웠던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응급대응에도 차질이 있었다고 나오는 소식도 있는데요. 총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시죠.
☏ 이용재 > 제가 그것을 명확하게 잘했다 잘못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조금 곤란하지만 일단 어떤 이런 사고가 난 다음에 있었던 어떤 대처라든지 이런 것이 완벽했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어떤 경우도 완벽이라는 것은 안전에서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본다면 본질적인 문제점은 크게 없었고요. 가장 아쉽다면 조금 이것을 과거에도 이런 행사가 있었고 며칠 전에도 이벤트 행사가 있었고 음에도 불구하고 통제라든지 이런 부분이 미흡했고 아쉬웠던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 진행자 > 당시에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예상하고 있었고요. 실제로 당일 방문객을 보면 지하철 이용객 기준으로 13만 명이 넘었어요. 그런데 현장에 배치된 병력은 당초 공지한 200명보다 적었던 137명이었거든요. 이 인원으로 13만 명을 안전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는 게 가능했다고 보세요?
☏ 이용재 > 객관적인 지표상으로 어려운 일이죠. 말이 그렇지 10만 명 13만 명이라는 인원을 100명이나 200명이나 큰 차이는 없는데요. 그 인원이 어떤 안전을 책임지고 통제하는 데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판단이 되죠.
☏ 진행자 > 이런 상황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안전전문가로서 어떻게 이걸 받아들이세요?
☏ 이용재 > 이번 사고 장소가 이게 가장 본질적인 건 옥외행사라는 부분이 그런 건데요. 예컨대 이거와 유사한 행사가 큰 체육관이나 또는 킨텍스나 코엑스 같은 데서도 어떤 박람회가 있거나 그러면 수천 명, 수만 명이 이렇게 운집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출입구라는 것이 명확하게 있죠.
☏ 진행자 > 그렇죠.
☏ 이용재 > 예, 명확하게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아예 출입 단계에서부터 공간의 면적이나 이런 것을 계산해 봤을 때 안전을 위해서는 이 정도 인원이 최대 수용 인원이다, 안전이 지켜지려면. 그래서 그걸 다 카운트해서 그 이상의 인원이 들어가려면 아예 출입구에서 통제를 하죠. 하다못해 이렇게 전시장 같은 데도 수백 명이 들어가는 데서도 출입구에서 카운트를 다 하면서 너무 많은 인원이 들어가면 쭉 줄을 세워서 못 들어가게 하고 이렇게 통제를 하는데 지금 여기 같은 경우는 출입구라는 게 존재하지 않아요. 이게 골목골목 미로형으로 돼 있다 보니까 어느 한두 군데 출입구를 이렇게 통제한다고 해서 인원을 막을 수도 없고 또한 그런 속성이 있는데다가 또 하나 이게 통제가 어려운 부분이 뭐냐 하면, 어려운 게 아니라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게 뭐냐 하면 이게 그동안에 코로나 이걸로 인해서 거의 3년 가까이 그 지역의 상인들이 고통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거든요. 또 이런 말씀드리면 상인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거냐, 이런 오해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이번 핼러윈 행사를 통해서 그동안에 어려웠던 부분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이러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그것을 사전에 사람들이 많이 못 오게 어떤 통제를 하게 되면 이게 또 다른 그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라는 얘기죠. 아마 그런 부분들이 이게 사고를 키우는데 결정적인 뭐랄까요. 요인이 되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 진행자 > 그래도 사람이 몰린 골목 초입이나 위험했던 지역에 인력을 배치해서 통제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용재 > 그런 부분도 틀린 지적은 아니라고 보고요. 정말 그 사고 지점에서 조금 더 거기가 위험한 공간인 건 분명하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그런 것이 좀 있었더라면 어느 정도 예방의 가능성도 있지 않았겠느냐라는 것은 사후 입장에서 봤을 때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죠.
☏ 진행자 > 교수님 일각에서는 공연행사장 안전매뉴얼이 있는데 이번 핼러윈 행사처럼 주최 측이 없는 경우 적용할 수 없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것도 사실인가요?
☏ 이용재 > 사실입니다. 대형 행사를 하게 되면 계획서를 다 내지 않습니까? 인원이 얼마고 어떤 행사를 하겠다라는 게 있고 그 다음에 반드시 우리는 안전을 위해서 이런 이런 단계로 사고를 예방하겠다든지 어떻게 대처하겠다든지 이런 것들이 일종의 안전매뉴얼인데요. 지금 이번 같은 경우는 사실은 어떤 단체나 어떤 이런 데서 기획된 종합적으로 어떤 기획된 그런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것을 적용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또 전체적인 이번 핼러윈 이벤트 행사에 대한 그런 안전매뉴얼이 아마 없었던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적용하기도 어렵고요.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교수님 지금 시간이 다 돼서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고요 지금까지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 이용재 > 네, 수고하십시오.
[내용 인용 시 MB 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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