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비명, 음악…고담시티 같았다" 이태원 상인이 전한 현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2. 10. 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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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로 행인 밀려들어올 정도로 거리 붐볐다
'고담시티' 같았던 현장…말 그대로 '아비규환'
사고현장 음악소리? 외부 상황 파악 어려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목격자 000씨 (이태원 상인)

오늘 1부와 2부에 걸쳐서 목격자 두 분을 연결합니다. 한 분은 이 골목 바로 옆에서 가게를 하는 사장님이세요. 사장님의 목격담 1부에서 듣고 2부는 그 인파 속에서 한 시간가량을 끼어 있다가 정말 극적으로 구출된 생존자 연결합니다. 우선 그 사고 골목 바로 옆에서 가게 운영하시는 사장님, 익명으로 연결을 해보죠. 나와 계십니까?

◆ 목격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장님 가게는 그 사고 골목에서 그러니까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건가요?

◆ 목격자> 저희 가게는 그 골목에서 한 1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 김현정> 바로 옆이군요. 그 사고가 난 골목이 제가 사진으로 언뜻 봐도 굉장히 폭이 좁아요.

◆ 목격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은 그 골목길 구조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일 데 평소에 보실 때 어땠습니까?

◆ 목격자> 평소 주말에 방문하는 인원으로도 충분히 붐비는 곳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북적거리고요.

◇ 김현정> 평소에도, 핼러윈이 아니어도 사람이 굉장히 많은?

◆ 목격자> 네, 그렇죠. 그렇게 많지 않은 사람이 있어도 충분히 붐빌 수 있는 좁은 골목이 맞습니다.

◇ 김현정> 평소에도 야, 저거 사람 많이 모이면 위험하겠다는 생각도 좀 언뜻언뜻 드셨어요?
 


◆ 목격자> 그렇죠. 거기가 너무 좁은 골목이기도 하고 거기에 평소 사람도 많기 때문에 지나가다 보면 부딪히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고는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사고 난 상황으로 돌아가보죠. 그날도 여느 때처럼 가게에 식당 운영하고 계셨을 텐데 바깥 거리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요?

◆ 목격자> 평소 주말 토요일이면 한 7시, 8시부터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하는데 그날 토요일은 6시부터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멈추고 걷고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거를 반복하면서 가게에 밀려들어오는 횟수가 많았습니다.

◇ 김현정> 가게에 음식을 먹으러 오는 게 아니라 그냥 밀려 들어올 정도로?

◆ 목격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가게 안에서 분주하게 일하고 계시는데도 그 인파가 느껴질 정도였군요.

◆ 목격자> 그렇죠. 그래서 저희가 계속 손님들한테도 양해를 많이 구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가게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했구나 이거는 언제 인지하셨어요?

◆ 목격자> 저희가 그날은 핼러윈이기 때문에 되게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일을 하고 있었고 너무 분주해서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 했는데.

◇ 김현정> 내부에 음악을 트신 거 말씀하시는 거죠?

◆ 목격자> 맞습니다.

◇ 김현정> 객장 내부.

◆ 목격자> 그런데 처음에 응급차와 구급차가 오기 시작하여서 이제 좀 통제를 하는구나 생각을 했는데.

◇ 김현정> 사람이 너무 많은데 이제 뭐 교통정리를 하는구나, 이렇게.

◆ 목격자> 네,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핸드폰에 진동이 너무 많이 와서 핸드폰을 열었는데 이태원에 사고가 났다고 메시지와 가족들이 너 괜찮냐라는 친구들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그때부터 알게 돼서 좀 상황정리를 하러 제가 나가봤죠.

◇ 김현정> 사고 발생 후에 나가보니, 나가보니 어떤 거리의 모습이 어땠습니까?

◆ 목격자>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는데 정말 약간 고담시티 같았습니다. 먼저 통제도 안 돼 있고 사람들은 아비규환에 처음에는 CPR 사람을 봤는데 이게 맞는지 사실 실감이 안 되는데 저쪽 투썸플레이스 앞에 보니까 이게 얼굴이 가려진 시신들이 많았고 그리고 제 앞에는 우는 사람들 그리고 친구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뒤엉켜서 정말 이게 맞는 건가, 이게 전쟁 같기도 하고 정말 참담했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 지금 마치 고담시티 같았다고 말씀하신 건.

◆ 목격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분들이 핼러윈이니까 실제로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들도 많았기 때문에 이게 더 그렇게 보였다는 말씀이신가요?

◆ 목격자> 그렇죠. 완전히 자칫하다 폭동이 일어나도 이거는 감당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순간 제가 같이 일하는 동생들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 김현정> 폭동이 일어난다는 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목격자> 상황 자체가 이거는 누군가가 무슨 일을 일으켜도 통제가 안 될 것 같다는 순간 그런 겁에 사로잡힌 거죠. 너무 아비규환에 처음 보는 상황이니까.

◇ 김현정> 그렇죠. 그 길거리에서 심폐소생술 받는 시민들 모습이 즐비했는데 지나가시던 분들이 다 나서서 CPR을 자진해서 하시는 거였던 거죠?

◆ 목격자> 그렇죠. 그런 분들도 많았고 그리고 친구들도 자진해서 나가고 친구들이 찾고 그리고 그냥 여기를 봐도 저기도 봐도 그냥 시신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제가 그 사고 현장의 영상을 보면서 좀 의아했던 게 골목에서 사람들이 떠밀려서 오도 가도 못하던 그때도 그렇고 또 압사가 발생한 후에 구조대가 수습을 하는 와중에도 그렇고 그 주변 유흥업소들이 밖으로 뿜어내는 음악소리가 시종일관 너무나 컸어요. 그래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지경이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걸 멈출 수는 없었을까요. 꽉 막혀 있던 1시간 시간동안 음악소리라도 껐으면 앞에 사람들 지금 떠밀려 있습니다. 밀지 마세요라는 걸 전달이 됐을 텐데 왜 그 바깥으로 뿜어내는 유흥업소의 음악소리는 계속 그렇게 컸던 거죠?

◆ 목격자> 지금 보통 그쪽에서 있었을 때 그 바로 앞에 있는 가게도 상황을 인지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도 1분 거리에 있는 가게지만 그 상황이 있는지도 몰랐고 그 앞에 있는 가게들은 제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넘어진 거는 아마 못 봤을 거고 그 자체가 너무 아비규환이라 사람들도 너무 많고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 바빴을 거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서로가 그 상황을 쉽게 인지를 못 하지 않았을까.

◇ 김현정>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안에서는 계속 손님들 나르고 있고 정신없이 서빙하고 있고 이게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 목격자> 그렇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누군가가 들어가서 이런 일 벌어졌습니다. 음악 꺼주세요라고 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모르고 계속 진행이 됐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 목격자> 그렇죠.

◇ 김현정> 경찰이 그 안을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렇고 혹시 누가 전화라도 해 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도 지금 드는데. 사장님도 지금 현장을 다 목격하시고 굉장히 충격이 크실 것 같아요.

◆ 목격자> 네, 저도 지금 이틀 동안 잠을 잘 못 자고 있는데 좀 심하긴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셔야 될 것 같고요. 오늘 귀한 증언… 지금 밖에서 질문이 하나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가게에 들어와서 신발이 있냐 이렇게 물었다는 건 무슨 얘기죠?

◆ 목격자> 제가 가게에서 이제 한 11시 조금 넘어서 가게 의자를 정리하고 사람들이 서서 먹을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분이 가게에 들어와서 그때는 제가 인지를 못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신발, 혹시 슬리퍼 남는 거, 슬리퍼를 파시냐, 이렇게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햄버거 가게에 슬리퍼를 파냐라고 물어볼 수 있을까, 이게 아무리 핼러윈이어도 장난들 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분은 그 인파 속에서 밀려서 살아돌아와서 신발이라도 어떻게 하려고 되게 정신없는 상황에서 저한테 물어본 거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당시 급박한 상황을 지금 보여주는 예네요.

◆ 목격자> 네, 정말 그냥 한 11시 지나서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그리고 정말 울면서 친구 찾고 소리 지르고 이런 상황이 너무 즐비했기 때문에 그때 상황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아비규환, 11시 정도에는 그냥 친구 찾아서 울며불며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들. CPR 받는 시민들 이게 다 구급차 오고 이런 상황이었다는 말씀이었어요. 알겠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귀한 증언 고맙습니다.

◆ 목격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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