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초과 고액예금 790조 달해…정기예금에 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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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고액 예금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액 정기예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한국은행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고, 이것이 차례로 예금 금리에 반영되면서 연 5%가 넘는 이자를 주는 상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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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고액 예금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침체기를 겪자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은행 정기예금에 뭉칫돈을 묻어두는 자산가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도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당장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일단 은행에 돈을 쌓아두고 기회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 중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계좌의 총 예금 규모는 787조 9천15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8조 1천930억 원, 2.4%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이며 1년 전과 비교하면 71조 6천800억 원, 10% 증가한 겁니다.
10억 원 초과 고액 예금 계좌 수는 지난해 6월 말 8만 4천 계좌에서 지난해 말 8만 9천 계좌, 올해 6월 말 9만 4천 계좌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10억 원 초과 고액계좌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정기예금이 528조 9천780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3.8% 증가했습니다.
반면 기업 자유예금은 237조 3천96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저축예금은 21조 430억 원으로 13.9% 감소했습니다.
기업 자유예금은 법인과 개인기업의 일시 여유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이며, 저축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결제성 예금입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과 기업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이율이 낮은 저축예금이나 기업 자유예금보다는 예치 기간을 정해놓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등으로 몰려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고액 정기예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한국은행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고, 이것이 차례로 예금 금리에 반영되면서 연 5%가 넘는 이자를 주는 상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경우 투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3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기업들은 최근 실적 부진이 깊어지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잇따라 투자를 철회하거나 생산 규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금을 안정적인 은행 정기예금에 묻어두면서 투자 시기나 기회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 10억 원 초과 고액 예금의 80∼90%를 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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