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석달째 부진에 소비·투자까지 '트리플 감소'…"경기 불확실성 커"(종합2보)

9월 산업생산 0.6%↓·소비 1.8%↓·투자 2.4%↓
생산 3개월째 하락, 소비도 한달만에 감소 전환

(세종=뉴스1) 한종수 서미선 이철 기자 = 9월 산업생산이 광공업, 서비스업 부진으로 3개월 연속 침체했다. 소매판매(소비), 설비투자도 감소하며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 두 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0(2015년=100)으로 전월대비 0.6% 감소했다.

7월(-0.2%), 8월(-0.1%)에 이어 석달 연속 감소다.

업종별로는 공공행정에서 늘었으나 광공업(-1.8%), 서비스업(-0.3%)에서 줄었다.

지난달 초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로 포스코 등 주요 제철소 가동이 중단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은 광업에서 3.5% 늘었으나 제조업(-1.8%)과 전기·가스업(-2.4%)에서 줄었다.

통신·방송장비(20.5%) 등에서 생산이 늘어났으나 1차금속(-15.7%), 반도체(-4.5%) 등에서 줄었다.

반도체는 중국 봉쇄조치와 정보기술(IT) 등 전방산업 업황부진 등에 수요가 둔화하며 재고가 쌓여 생산이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2.4%), 숙박·음식점업(2.1%)에서 늘었지만 도소매(-2.1%), 보건·사회복지(-1.0%) 등에서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0.8(2015년=100)로 1.8% 줄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5.8%)는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0%), 의복 등 준내구재(-3.7%) 판매가 줄었다.

소비는 올 3~7월 5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8월 반짝 증가 전환했으나 한달만에 다시 마이너스가 됐다.

지난달 이른 추석(9월10일)으로 8월에 명절선물, 음식료품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확진자 수 감소로 의약품 판매도 줄었고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간절기 의류 판매도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본적으로 8월에 소비가 6개월만에 상승 전환하며 굉장히 높아 9월 감소는 전월이 높았던데 따른 상대적 조정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화 소비가 감소는 했지만 지난달이 역대 2번째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고, 소비가 전체적 개선 흐름은 지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설비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11.5%)에서 늘었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에서 줄면서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보합(0.0%)이었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어 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고,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내수도 조정받으며 생산과 지출이 모두 감소했다"며 "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이 다소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지수가 감소했지만 수입액,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해 전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순환지표, 기계류내수출하지수가 증가했지만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등이 감소해 0.1p 하락했다. 석달 연속 하락이다.

어 심의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봉쇄조치 지속, 금융여건 긴축기조 본격화 또는 가속화 등 대외이슈 중심 하방 요인이 상존하고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있어 수출과 제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우려가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방요인은 고용상황과 연결돼 소득여건이 불안하긴 하나 개선되는 측면이 있고, 내수 대면서비스업이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것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물가상승, 금리인상으로 소비회복이 지연되거나 제한될 우려도 없지 않아 향후 경기흐름 불확실성은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9월은 태풍피해 및 기저효과로 조정을 받았으나, 3분기 전체적으로 소비 및 설비투자가 견조한 가운데 경기동행지수도 5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회복흐름이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그러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인상 기조, 중국 봉쇄조치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며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물가·민생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등 민간경제 활력 제고 및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