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대은행 기업대출 9조 급증…대기업 약 6조 증가

오수호 2022. 10. 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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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몰리면서 5대 은행에서 한 달 새 대출이 9조 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올해 들어 5대 은행에서 불어난 기업 대출만 67조 8천633억 원으로, 아직 연말까지 두 달이나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 폭을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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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몰리면서 5대 은행에서 한 달 새 대출이 9조 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대기업이 약 6조 원을 빌려 갔는데, 이는 약 2년 반 전 코로나19 초기 이후 최대 증가 폭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7일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703조 7천512억 원으로 9월 말보다 8조 8천522억 원 늘었습니다.

증가 폭이 2021년 9월 약 24조 원 증가한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5조 8천592억 원이나 늘어 전체 증가액의 66%를 차지했습니다.

대기업의 이달 증가액은 2020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중소기업 대출은 2조 9천93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올해 들어 5대 은행에서 불어난 기업 대출만 67조 8천633억 원으로, 아직 연말까지 두 달이나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 폭을 넘어섰습니다.

채권시장 자금 경색으로 은행권 기업 대출은 당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더구나 한국은행과 금융당국까지 나서 은행이 한은에 맡기는 적격담보증권의 대상을 늘려주고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 잔액 비율) 등의 은행 유동성 규제 기준도 낮춰주면서 대출을 독려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쉽게 대출 문턱을 다시 높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은행의 기업 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기업 신용(빚)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경기 둔화, 대출금리 인상, 환율·원자재가격 상승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질 경우 기업 전반의 이자 상환 능력이 약해져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상당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021년 기준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의 비중은 각 14.9%, 14.8%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수준인 14.8%와 15%까지 줄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최악의 경영 여건 시나리오에서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 비중은 각 18.6%, 19.5%까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제금융협회(IIF)도 최근 보고서에서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시대가 끝나가면서, 많은 기업이 이미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낮은 금리 덕에 많은 기업이 싼값의 대출로 연명해왔으나, 앞으로는 대출 비용(금리)이 오르면서 부도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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