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들, 뒤늦게 인파 밀집 지역 대책 발표[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서울 자치구들이 일제히 축제성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이번 사고 계기로 지역 내 군중이 밀집하는 현황과 시설에 대한 점검에도 나섰다.
31일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는 구청과 동주민센터에 조기를 계양하고, 모든 직원은 검은 리본을 달았다. 주관 행사는 전면 취소 또는 연기했다. 송파구는 국가애도기간 지역에 예정된 민간 개최 스포츠 대회와 콘서트, 공연 등의 주최 측에 일정과 규모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구청별로 긴급 대책 회의 열어 관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체계와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도 시작했다. 이태원뿐 아니라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늦었지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강남구는 이날 신사동 가로수길과 강남역 일대, 압구정로데오 등지에서 강남경찰서와 함께 합동 야간 특별 점검을 한다. 인파 밀집 현장의 인원을 확인하고 도보의 폭이 좁은 경사로는 통행량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 현황 파악에 나서며, 강남 지역 대형 클럽 4곳에 대해서는 핼러윈 기간 운영하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했다고 밝혔다.
마포구는 전날 홍대 일대 점포를 대상으로 핼러윈 기간 자율휴업을 권고했다. 또 경찰과 자율방범대,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함께 심야시간대 많은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홍대 등지의 거리에 대해 안전 점검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태원 참사 수습에 나서고 있는 용산구는 연말까지 지역 내 모든 행사와 단체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애도 기간을 갖는다고 전날 밝혔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사고 현장 인근 녹사평역 광장과 서울광장에 열렸다.
서울시는 중구 서울광장에, 용산구는 녹사평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녹사평역 광장(이태원로 134)은 이태원역에서 녹사평역 방향으로 이태원로가 끝나는 지점에 녹사평대로와 만나는 공간이다. 참사가 발생한 해밀턴호텔 옆 골목에서 400m 떨어져 있다.
다른 서울 구청들 역시 시민들과 함께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성북구는 31일 오전 구청사 앞 잔디마당에 합동분향소를 열었고, 양천구와 영등포구도 각각 구청사 1층과 구청 앞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이날 오후부터 운영한다. 서대문구도 구청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한다.
각 분향소는 국가애도기간인 내달 5일까지 일반 시민 누구나 찾아 조문할 수 있다. 양천구는 이대목동병원 내부에 피해자 유가족들을 위한 장소를 마련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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