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경찰 800명 이태원 투입”…온라인 퍼진 글의 진실은 [이슈&팩트]
154명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전 핼러윈 때보다 투입된 경찰력이 적어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팩트체크’ 글이 확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예년에 비해 경찰력을 더 투입했다고 반박했다.
31일 다수의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참사 관련 ‘팩트체크만 하고 싶다’는 글이 퍼졌다. 최초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익명의 네티즌이 출처를 밝히지 않고 쓴 글이 재확산된 것인데, 대부분 네티즌들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한 글”이라며 사실로 받아들였다.
해당 글에는 “올해 투입된 경찰이 예전보다 적었는가? Yes. 그전에는 800명도 투입한 적 있음. 올해는 200명” “사고 난 골목 통제가 이루어진 적이 있는가? Yes. 예전에는 일방통행으로 통제함” “투입된 경찰 인원이 적어진 이유가 있는가? Yes. 어디서 경호인원을 빼감”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해당 글에 나온 내용은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핼러윈 기간에 투입한 경찰 인력에 비해 올해 2배에 가까운 경찰관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90명(지역경찰 30명, 의무경찰 60명), 2018년 지역경찰 37명, 2019년 지역경찰 39명이 이태원 지역에 투입됐다.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에는 지역경찰과 형사 등을 포함한 경찰 인력은 각각 38명, 85명으로 크게 늘지 않았지만 방역예방을 위해 경찰관 기동대가 별도 배치됐다고 했다. 올해에는 지역경찰 32명, 수사 50명, 교통 26명 등 137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그럼 ‘이전엔 경찰 투입 800명’ 이야기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 2020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경찰과 방역 당국이 800명 규모의 합동점검반을 동원한다”는 기사가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핼러윈까지 주말 심야에 서울 이태원과 강남역 등 유흥시설이 모여 있는 주요 지역에서 방역 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800명은 이태원에만 투입된 인력도, 경찰만의 인력도 아니었다.
또한 사고가 난 골목을 일방통행으로 통제한 건 핼러윈 때가 아닌 2주 전 이태원 일대에서 열린 이태원지구촌축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는 서울시·용산구가 후원한 행사여서 이태원역 메인 도로를 통제한 뒤 사람들도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게 통제했다. 그러나 핼러윈은 10월 31일 즈음의 주말에 다수의 시민이 이태원을 찾은 것이라 공권력에 의한 별도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핼러윈 때 사고가 난 골목의 사진을 보면 별도의 경찰 통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이전 이후 경호 인력이 쏠리면서 투입된 경찰인원이 적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은 “대통령실 경호는 과거 청와대 시절과 마찬가지로 용산경찰서와 무관한 경호 전문 경찰부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참사라는 결과만을 두고 경찰 대처의 타당성을 따져선 안 된다”면서도 “경찰이 조금만 더 신경 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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