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전문가들 “높은 군중 밀도 예측·관리 방안 마련해야”

김가연 기자 2022. 10. 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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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이 폴리스라인이 설치 돼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뉴스1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와 관련해 외국 전문가들은 미리 사고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안전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했다.

군중 안전 전문가이자 영국 서퍽대 초빙교수인 G.키스 스틸은 압사 사고에 대해 “도미노 효과와 같다”고 했다. 그는 “좁은 공간에 사람이 꽉 들어찬 상태에서 밀릴 때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며 “사람들이 달릴 수 있는 공간에서 한쪽으로 우르르 몰리면서 일어나는 사고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틸 교수는 “전체 군중들이 하나로 뭉쳐 쓰러지는 것”이라며 “좁고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호흡하면서 폐가 팽창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군중 속에서 위아래 사람들로부터 압력을 받으면 숨을 쉬기가 어려워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압축성 또는 제한성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기 까지는 약 6분이 소요된다”고 했다. 이어 “또 숨을 쉬고 군중 속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면서 다치거나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며 “약 30초간 압박당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제한되고 현기증이 일어난다”고 했다.

베를린의 군중행동 연구원 메흐디 무사드는 “1평방미터 당 8~10명의 사람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정도의 밀도에선 숨을 쉬기가 어려워 사람들이 기절한다. 그리고 그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이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사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일지, 그들의 이동경로가 어떻게 될지 등을 미리 파악했다면 조금이나마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군중) 압박 정도가 너무 높아지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미리 방지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고 했다.

군중 압박을 연구하는 노먼 바들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군중 관리‧통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들러 교수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규제 조치가 완화되면서 시민들의 외부활동이 늘었고, 군중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틴 에이머스 영국 노섬브리아대 교수도 이런 대규모 행사가 진행될 때 군중 관리 훈련을 받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에이머스 교수는 “높은 군중 밀도를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관리 프로세스를 마련하지 않는 한 이런 사건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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