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목격한 윤홍빈 “경찰 아예 없어, 혼돈+무질서” [전문]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입력 2022. 10. 31. 08:52 수정 2022. 10.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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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목격한 윤홍빈 “경찰 아예 없어, 혼돈+무질서” [전문]

이태권 압사 참사를 직접 목격한 배우 윤홍빈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윤홍빈은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날 이태원 참사 현장을 눈앞에서 겪었다면서 “메인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혼돈)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 번은 말했던 것 같다.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 경찰들은 큰 대로변에만 배치되어 있었고 세계음식거리에는 경찰들이 아예 없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홍빈은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질 뻔 하기를 수십 번, 옆에 있던 여자분이 넘어져서 일으키려 시도를 했는데 사람들은 넘어진 게 보이지 않아 계속 밀려 내려갔다. 겨우겨우 소리를 질러 여자 분을 끌어 일으켜 다시 세웠고 ‘우리는 얼른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 분을 노력 해야만 했다”며 “예약한 지인 술집이 있었기에 빠져나와 술집에 들어갔고 한 시간정도가 흐른 후 담배를 태우기 위해 밖에 나가자 사람들이 한두 명 실려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홍빈은 점점 피해자가 많아지고 더 이상 구급차에 실을 수 없게 되자 골목에서 CPR을 실시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나 구급대원의 인력이 부족해서 나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 20분 넘게 CPR을 실시하고 여자친구도 팔다리를 주무르며 인공호흡을 하고 어떻게든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며 처절하게 실시했다”면서 “골목에서 수십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하며 ‘제발 눈 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고 내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내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윤홍빈은 “이 참사는 전조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많은 인파를 통솔하기 위해 경찰이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배치됐어야 한다면서 “‘우측통행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 분들이 서있기라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많은 경찰 공무원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홍빈은 “끝으로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원인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어서 글을 쓰게 됐다”고 생각을 전했다.

한편,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는 핼러윈을 앞두고 10만 명이상이 모인 가운데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밀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오전 6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300명 이상으로 사망자는 154명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윤홍빈 글 전문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할 사건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핼러윈 이태원을 즐겨보자라는 생각에 이태원을 갔었고 참사를 눈앞에서 겪었던 어제입니다.

원래도 사람 많은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한번쯤 축제를 즐겨보자라는 생각이였고, 새로운 경험에 들떠 이태원에 도착했습니다. 메인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번은 말했던거 같습니다.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습니다. 경찰들은 큰 대로변에만 배치되어 있었고 세계음식거리에는 경찰들이 아예 없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질 뻔하기를 수십번, 옆에 있던 여자분이 넘어져서 일으키려 시도를 했는데 사람들은 넘어진 게 보이지 않아 계속 밀려 내려갔습니다.

겨우겨우 소리를 질러 여자분을 끌어일으켜 다시 세웠고 우리는 얼른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분을 노력해야만 했습니다.

예약한 지인 술집이 있었기에 빠져나와 술집에 들어갔고 한 시간정도가 흐른 후 담배를 태우기 위해 밖에 나가자 사람들이 한 두명 실려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보자마자 압사사고를 예측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실려나가고 더이상 구급차로 실을 수가 없어서 골목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CPR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나 구급대원의 인력이 부족해서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습니다. 20분 넘게 CPR을 실시하고 여자친구도 팔다리를 주무르며 인공호흡을 하고 어떻게든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며 처절하게 실시했습니다.

골목에서 수십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하며 "제발 눈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고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습니다. 이 참사는 전조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였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릴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가 사전에 있었고 경찰분들은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들어와 있었어야만 했습니다. 우측통행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분들이 서있기라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많은 경찰 공무원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제발 모두가 두번 다시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원인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는거에만 초점을 맞추기 바랍니다.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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