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실징후 뚜렷...전경련 "금리인상 속도조절, 법인세 인하"

정옥재 기자 2022. 10. 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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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 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비은행, 변동금리에 쏠리면서 기업 부실 징후가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기업 대출의 부실 징후로 ▷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대출 ▷ 기업들의 대출 상환능력 악화 ▷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 ▷ 부동산 등 취약업종으로의 대출 쏠림 ▷ 비은행기관을 통한 대출 비중 증가 등 다섯 가지 요인을 지적하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기업들은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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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급증한 기업대출 원인 분석
비은행, 변동금리 대출 등 불안요인

재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 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비은행, 변동금리에 쏠리면서 기업 부실 징후가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 부실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13일 서울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를 설명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전후 기업대출 연평균 증가율. 전경련 제공


예금취급기관 중 비은행 기업대출 비중. 전경련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기업 대출의 부실 징후로 ▷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대출 ▷ 기업들의 대출 상환능력 악화 ▷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 ▷ 부동산 등 취약업종으로의 대출 쏠림 ▷ 비은행기관을 통한 대출 비중 증가 등 다섯 가지 요인을 지적하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기업들은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31일 밝혔다.

● 기업대출 급증…상환능력 악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 10년간(2009~2019년 말)은 기업대출은 연평균 4.1% 증가했지만 팬데믹 이후(2019년 말~2022년 상반기)까지 2년 반 동안 연평균 증가율은 12.9%에 달했다. 그 결과 기업 대출금액은 2019년 말 976조 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321조3000억 원으로 2년 반 만에 345조3000억 원(35.4%)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은 대출금액 자체가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상환능력도 급속히 취약해졌다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 부채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을 통계 확보가 가능한 주요국(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7개국)과 비교하면 한국을 제외한 16개국 기업들의 DSR은 팬데믹 이전(2019년) 평균 41.1%에서 2022년 1분기 40.6%로 0.5% p 감소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의 DSR은 이 기간 37.7%에서 39.7%로 2.0% p 늘었다.

● 변동금리 대출 증가…경기민감 업종 대출 쏠림

기업대출은 금리가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이었다. 지난달 대출 잔액 기준으로 기업 10곳 중 7곳 이상(72.7%)이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다. 고정금리 대출은 10곳 가운데 2∼3곳(27.3%)에 불과했다. 신규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팬데믹 이후 최저 58.8%(2020년 2월)에서 최고 73.0%(2022년 7월)까지 높아졌다.

대출 집중도 지표를 통해 기업 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취약 업종·경기민감 업종인 부동산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의 대출 집중도가 각각 2.8과 2.1, 2.0으로 나타났다. GDP 비중 대비 가장 많은 대출이 발생했다. 전경련은 부동산 경기 ‘경착륙’과 내수 위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이들 업종에서의 대출 부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비은행 대출 증가

기업대출을 금융기관별로 보면 코로나19 이후 예금은행과 비은행기관 대출 가운데 금리가 높은 비은행기관의 대출 증가율이 은행 대출 증가율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은행기관이란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종합금융회사, 신탁회사 등을 말한다. 2019년 말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연평균 기준 예금은행은 10.9% 늘어난 데 비해 비은행기관은 27.5% 증가했다. 그 결과 전체 예금취급기관 중 비은행기관을 통한 기업대출 비중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9.7%를 기록했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다가 금리가 인상되면서 기업들이 자금난, 신용경색 등을 겪었다”며 “현재는 그때보다 금리가 더욱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기업들이 불어나는 상환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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