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고 열악했지만…주저없이 함께 구조 나선 시민들

임지수 기자 2022. 10. 3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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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좁은 곳에서 이어진 열악한 구조 과정은 피해자들에게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에 뛰어들고 들것을 밀며 힘을 보태기도 했는데요.

이 소식은 임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밀려든 인파에 깔린 수백명이 숨을 헐떡이며 구조를 기다립니다.

모포에 싸인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들것에 실려 나옵니다.

[목격자 : 숨을 못 쉬고 가만히 누워서 다들 숨을 헐떡이시더라고요. 그쪽이 좁고 오르막길이다 보니 거기서 한 분이 넘어지면 이게 도미노처럼…]

깔린 사람들로 가득 찬 골목엔 차량 진입이 어려워 구조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기 어려웠습니다.

한시가 급한 상황, 지나가던 시민들도 앞다퉈 나섰습니다.

들것을 함께 밀고, 평소 배워둔 심폐소생술을 실행하며 한 사람이라도 살리기 위해 힘을 보탰습니다.

[목격자 : 제가 CPR을 하는 도중에 맥박을 다 체크했는데 전부 다 맥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다리에 마비가 왔다고 합니다.]

무게에 짓눌려 꿈쩍 않는 사람들을 온 힘 다해 끄집어내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목격자 : 외국인분이 고통스러워하셔서 끄집어내려고 했는데 쌓이면 쌓일수록 무게가 엄청나잖아요. 아무도 못 끄집어냈어요. 이해가 안 됐어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고 있는 거지.]

턱없이 부족한 경찰과 구조 인력을 대신해 상인들도 나섰습니다.

[주변 상인 : 사람들이 통제가 안 되니까 거기 있던 펜스나 차단봉 같은 거 다른 가게들 것까지 다 빼 와서 통제하고 있었고.]

생사의 위기를 오가는 사람들을 눈 앞에 둔 시민들도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목격자 : 혈액순환 도와드리려 팔다리 주물렀는데, 그분들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고…]

피해자들은 공포스러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상대방 얼굴에서 마스크를 내려 호흡을 도와주는 등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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