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식 들었나’ 연락에 무너진 미국인 아버지...“수억 번 찔린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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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로 미국인 2명을 포함해 20여 명의 외국인도 희생된 가운데 미국에서는 희생자들의 신원과 사연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및 미국 정부 측은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희생자들의 신원 등을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희생자들의 가족과 소속 기관 등이 안타까운 소식을 알리고 있다.
이번 참사에 포함된 2명의 미국인 희생자 가운데 1명이 아들이라는 연락이었다.
대학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앤이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에 포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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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유행 동안 한국행 기다리던 아들
올해 한국 갔지만, 참사로 운명 달리해
간호사 꿈꾸던 美여대생도 한국서 참변
이태원 압사 참사로 미국인 2명을 포함해 20여 명의 외국인도 희생된 가운데 미국에서는 희생자들의 신원과 사연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및 미국 정부 측은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희생자들의 신원 등을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희생자들의 가족과 소속 기관 등이 안타까운 소식을 알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9일 아내와 함께 쇼핑 중이던 스티브 블레시(62)는 동생으로부터 ‘한국 상황에 대해 들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의 차남 스티븐(20)이 서울에 있었기에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들은 친척으로부터 안부 전화가 왔던 것이었다.
블레시는 아들이 걱정돼 스티븐은 물론 미국 정부 측에도 여러 차례 문의 전화를 돌렸지만, 결국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번 참사에 포함된 2명의 미국인 희생자 가운데 1명이 아들이라는 연락이었다.
블레시는 NYT에 “수억 번을 동시에 찔린 것 같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그냥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아무 감각이 없이 망연자실하고 동시에 엄청난 충격”이라고 말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다니던 스티븐은 해외 대학에서 한 학기를 다니고 싶어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간 뜻을 이루지 못하다 이번 가을 학기에 한양대로 유학을 왔다. 그의 부모는 지난 9월 한국으로 떠나는 아들을 배웅하러 애트랜타 공항까지 직접 나왔으며 출국하는 아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블레시는 스티븐이 국제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아들이 동아시아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스티븐은 최근 중간고사를 마치고 토요일 밤을 맞아 친구들과 놀러 나갔다가 핼러윈 축제에 가게 됐다고 부친은 전했다. 친구들 중 몇 명은 인파를 피해 미리 빠져나갔으나 아들은 그러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블레시는 “이 모든 일이 벌어지기 30분 전쯤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서 ‘네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다 안다. 안전하게 다녀라’라고 했다. 하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인 희생자는 켄터키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던 3학년 여학생 앤 지제케(20)였다. 대학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앤이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에 포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학 측은 성명에서 “형언할 수 없는 상실감”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앤은 참사 이틀 전에 20살 생일 잔치를 서울에서 벌였지만,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았다 참변을 당했다고 한다. 대학 측은 앤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 2명과 교수진 1명이 서울에 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무사하다고 덧붙였다.
앤은 학교 내에서 가톨릭 학생 동아리에 속해 있었다. 이에 해당 동아리 학생들은 이날 학교에 모여 앤을 추모하는 기도회를 가졌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이 동아리는 앤에 대해 “잘 알려져 있고 사랑 받던” 친구라며 “앤은 이 세상에 진정한 빛이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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