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79주기 추모식 카자흐스탄서 거행

(알마티=연합뉴스) 김상욱 통신원 = 봉오동·청산리 대첩의 영웅이자 고려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홍범도 장군의 순국 제79주기 추모식이 30일(현지시간) 장군이 묻혔던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거행됐다.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주에서는 홍 장군의 기일(10월 25일)을 즈음해 매년 추모식이 열렸으며 올해 행사는 홍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된 이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열린 합동 추모식이었다.

홍 장군은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크즐오르다로 이주한 뒤 1943년 75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지난해 8월 광복절을 계기로 유해가 봉환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카자흐스탄 항일독립유공자후손회가 주관한 이번 추모식은 박 따지아나 항일독립유공자후손회 회장, 우원식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항일독립유공자 후손과 신유리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 따지아나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카자흐스탄에는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후손 550명이 살고 있다"면서 "차세대들이 항일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뜻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이사장은 "홍범도 장군의 귀환 과정에서 애써주신 고려인 동포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면서 "홍범도 장군의 귀환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형제국으로 이어주는 튼튼한 동아줄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크즐오르다의 홍장군 묘역은 공원화 사업을 통해 빛도 없이 쓰러져간 독립군 무명용사들과 함께 추모할 수 있으면서 더불어 차세대들이 홍장군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우 이사장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운데 카자흐스탄 국민도 1명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대한민국이 좀 더 노력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크즐오르다주 부지사가 주최한 간담회는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전하며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의 묵념을 한 후 진행됐고, 이어진 '한국문화의 날' 행사는 모국의 추모 물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대폭 축소됐다.

우 이사장은 고려인이 세운 원동사범대학을 전신으로 하는 크즐오르다 국립대학을 둘러본 후 크즐오르다 주청사를 방문해 주지사와 면담할 예정이다.

almatykim6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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