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나흘 만의 비극…인도 축제 인파에 현수교 붕괴, 최소 81명 숨져

정혜인 기자 2022. 10. 3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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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한 케이블 다리(현수교)가 무너지며 최소 8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쉬 상가비 구자라트주 내무장관은 붕괴한 다리 자체에는 15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리에서 추락한 뒤 강둑으로 헤엄쳐 피신한 한 목격자는 인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어린이 여러 명이 강으로 떨어지는 것을 봤다"며 "강으로 떨어진 어린이들 일부를 강둑으로 끌고 나가고 싶었지만, 물살에 휩쓸려 가거나 익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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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보수 마치고 지난 26일 재개방…부실 공사 가능성 거론
30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한 케이블 다리(현수교)가 무너져 최소 8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다리 /로이터=뉴스1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한 케이블 다리(현수교)가 무너지며 최소 8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힌두교 빛의 축제인 '디왈리'를 즐기려는 관광객 수백 명이 다리에 한꺼번에 몰린 결과다. 특히 붕괴한 다리는 최근 긴 보수 끝에 운영이 재개된 것으로 알려져 부실 공사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경(한국 기준 오후 9시 30분) 구자라트주 모비 지역에 위치한 현수교가 무너져 최소 81명이 사망했다. 현재 인도 정부가 사상자 집계를 진행 중인 만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부상자는 수십 명에 달했다.

총길이 230m로 19세기 영국 통치 기간 건설된 이 다리는 지난 6개월간 보수를 위해 폐쇄됐다가 지난 26일 재개방됐다. 재개방 나흘 만에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인도 보건당국은 붕괴 당시 다리 위에 '디왈리'를 즐기려는 관광객 등을 비롯해 400명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쉬 상가비 구자라트주 내무장관은 붕괴한 다리 자체에는 15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가 공개한 사고 영상에는 휘어진 다리에 사람들이 매달려 있거나 강으로 떨어져 헤엄을 치거나 떨어진 다리 구조물을 기어올라 강둑으로 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희생자에는 어린이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한 케이블 다리(현수교)가 붕괴돼 최소 81명이 사망했다. 로이터가 공개한 사진에는 무너진 다리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로이터=뉴스1

다리에서 추락한 뒤 강둑으로 헤엄쳐 피신한 한 목격자는 인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어린이 여러 명이 강으로 떨어지는 것을 봤다"며 "강으로 떨어진 어린이들 일부를 강둑으로 끌고 나가고 싶었지만, 물살에 휩쓸려 가거나 익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리가 단 몇 초 만에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다른 목격자는 "많은 아이가 디왈리를 즐기려 이곳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며 "다리는 과부하로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상황을 면밀하고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신속한 구조작업을 위해 대응요원을 긴급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를 방문해 부펜드라 파텔 구자라트 주총리에게 구조작업을 위해 긴급히 팀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파텔 구자라트 주총리는 "다리 붕괴 비극에 깊은 비통함을 느낀다"면서 "현재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부상자의 즉각적인 치료를 위해 지침이 마련됐다"고 했다. 인도 정부는 성명에서 해군 50명과 공군 30명을 동원해 국가재난관리팀과 함께 실종자 수색을 도왔고, 해당 사고 조사를 위해 5명을 구성된 팀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치권에서는 사고 다리의 부실 공사 가능성이 거론됐다. 인도 야당 측은 정부가 다리를 재개방하기 전 다리의 하중 지지 능력 등 철저한 기술적 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번 사고는 내년 2월 임기 만기를 앞둔 모디 집권 여당의 연말 구자라트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며 이번 참사가 모디 총리의 정치 생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사고가 발생한 구자라트는 모디 총리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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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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