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中대형 민영기업 '푸싱국제', 철강사 지분 매각

정지우 2022. 10. 3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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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메드(Club Med), 랑방(Lanvin) 등을 인수했던 중국 대형 민영기업인 푸싱그룹의 주력 계열사 푸싱국제가 난징난강철강연합유한공사(난징난강) 지분 60%를 양도할 계획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이 보도했다.

31일 제일재경에 따르면 사강그룹과 푸싱국제 계열사인 푸싱가오커, 푸싱찬토우, 푸싱공업발전은 목표지분인 난징난강 지분 60%를 매도·매수하는 내용의 협약을 지난 14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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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싱국제, 난징난강 지분 60% 사강그룹에 양도...3조 1300억원 규모
- 푸싱국제와 모기업 푸싱그룹 유동성 위기설, 주가는 연초 대비 반토막
푸싱국제 주가. 바이두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클럽메드(Club Med), 랑방(Lanvin) 등을 인수했던 중국 대형 민영기업인 푸싱그룹의 주력 계열사 푸싱국제가 난징난강철강연합유한공사(난징난강) 지분 60%를 양도할 계획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이 보도했다. 매수자는 중국 3대 철강사인 장쑤사강그룹유한공사(사강그룹)다.

푸싱국제 측은 철강업계 부진으로 난징난강의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푸싱국제와 모기업인 푸싱그룹의 유동성 난을 의심하고 있다. 푸싱은 ‘경고등’이 켜진 상태로 알려졌다.

31일 제일재경에 따르면 사강그룹과 푸싱국제 계열사인 푸싱가오커, 푸싱찬토우, 푸싱공업발전은 목표지분인 난징난강 지분 60%를 매도·매수하는 내용의 협약을 지난 14일 체결했다. 약정금액은 80억 위안이며 정식 계약이 체결되면 사강그룹은 나머지도 지불해야 한다. 총 매도 가격은 160억 위안(약 3조 1300억원)을 넘지 않으며 구체적 금액은 실사 이후 추가 협의할 예정이다.

푸싱가오커, 푸싱찬토우, 푸싱공업발전은 난징난강의 지분을 각각 30%, 20%, 10% 보유 중이며 나미지 40%는 난징국자가 출자한 난징철강그룹이 갖고 있다.

이번 양도가 완료되면 푸싱국제와 계열사들의 난징난강 지분은 사라지게 되며 상장사인 난징난강의 실질적 지배인은 푸싱에서 사강그룹으로 바뀌게 된다.

푸싱국제의 난징난강 지분 정리는 표면적 이유는 경영 부진 때문이다. 난징난강의 올해 반기 보고서를 보면 회사 매출은 348억 87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9.59% 감소했다. 순이익은 14억 9200만 위안으로 34% 줄었다.

하지만 철강산업 침체는 글로벌 현상이고 인수자인 사강그룹 역시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지분 매각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의견도 있다. 사강그룹은 2021년 조강 생산량 기준 중국 바오우, 안강그룹에 이어 3위의 대형 기업이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6월 홍콩 상장기업인 푸싱국제의 신용평가 등급을 기존 Ba3에서 B1로 낮췄고 전망은 '부정적'으로 바꿨다. 국내와 해외 채무 부담 등 유동성 압박이 판단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또 블룸버그는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가 시중은행에 푸싱국제 모기업인 푸싱그룹에 대한 재정 위험 노출도 검토를 지시했고 베이징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도 현지 국유기업에 푸싱그룹 관련 주식 보유나 대출 담보 보증 현황 보고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난징난강 지분 정리는 이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푸싱국제와 푸싱그룹이 부채 상환을 위해 자산을 처분하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시장 일부에선 관측하고 있다.

실제 푸싱국제는 상반기 보고서에서 보유 현금은 지난 6월 말 현재 1177억 위안(약 23조 5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총부채는 6510억 위안(약 129조 8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부채 가운데 40%는 이자 차입금이다.

홍콩증권거래소에서 푸싱국제 주가는 연초에 주당 9000홍콩달러로 기록됐으나 10월 28일 현재 4900홍콩달러 밑으로 반 토막 가까이 추락했다.

1992년 설립된 푸싱그룹은 의약, 레저 등 다양한 사업에서 성장한 중국의 대형 민영 기업이다. 프랑스의 세계적 리조트 운영 기업인 클럽메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 미국 명품 세이트존 등 해외 유명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주목받았다. 푸싱그룹의 대표적 상장사인 푸싱국제는 보험, 금융, 투자, 철강, 부동산, 관광,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자원 등에 종사한다고 사업 설명서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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