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식량 무기화' 막을까…유엔·튀르키예 "러와 협상 중"
유엔과 튀르키예(터키)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한 러시아를 설득하고자 협상에 나섰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과 튀르키예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원활한 수출을 위한 흑해 곡물 수출 협정과 관련 러시아와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이유로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테판 뒤자르크 유엔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참여 중단 철회를 목표로 러시아와의 접촉에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흑해 곡물 수출 협정 문제에 집중하고자 11월 1~2일 알제리에서 열리는 아랍 연맹 정상회의 참석도 연기한다.
유엔과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체결을 중개한 튀르키예도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관계자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모스크바(러시아)와 키이우(우크라이나)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당사국들에 협정 지속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발'은 피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한 관계자는 "모든 대화 수준에서 러시아와 전화 외교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선 "상황이 복잡하다. 이처럼 어려운 순간에는 세부 사항이 공개돼선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흑해 곡물 수출 협상 연장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합의 도출에 대한 희망은 아직 있다고 했다.
튀르키예는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에 대기 중인 곡물 선박에 대한 검사는 오늘(30일)과 내일(31일)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렉산드로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사회기반시설(인프라)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곡물 40톤(t)을 실은 벌크선이 오늘 에티오피아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항로 봉쇄로 수출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하기 전 출항한 선박에 대한 검사는 진행되지만, 러시아 발표 이후 곡물 선박의 새로운 출항은 막혔다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와 외무부는 29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군함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테러 행위에 대응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농산물 수출에 관한 협정 이행에 대한 참여를 무기한 중단한다"며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선박을 통제하는 이스탄불 합동조정센터(JCC) 내 러시아 대표단에 적절한 지시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은 지난 7월 22일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체결됐다. 협정 체결 당시 당사국은 협정 기한을 120일간, 오는 11월 19일까지 정하고 이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 선언으로 협정 연장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튀르키예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JCC에서 곡물 수출 선박 검사한다는 등의 조건이 담긴 협정 체결로 전쟁 이후 6개월간 중단됐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돼 세계 식량안보 위기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곡물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블룸버그는 8월 이후 900만t 이상의 물량이 흑해 항구를 떠났다고 전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협상 참여 중단 선언에 29일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터무니 없는 조치에 유엔과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사회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이번 발표가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기근으로 위협하는 전략으로 되돌아가려는 러시아의 명백한 시도"라며 러시아를 G20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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